한국의 간판 기업들이 각종 소송으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송 건수는 4600여건에 이르고 소송가액은 5조8000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재계 전문 사이트 재벌닷컴이 총수가 있는 10대 그룹 계열 86개 계열사의 소송 현황을 조사한 결과, 6월말 현재 소송건수는 4670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특허침해나 손해배상 등으로 소송을 당한 피소건수는 3019건, 반대로 상대방에게 소송을 제기한 제소건수는 1651건이었다.

이들 소송의 소송가액은 피소가액 4조3882억원, 제소가액 1조4466억원 등 총 5조834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체 소송가액 중 피소가액이 75%를 차지한 것.

10대 그룹은 현재 그룹당 평균 467건(피소 302건, 제소 165건), 5830억원대의 소송을 벌이고 있어 막대한 인력과 비용을 소송에 소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소송 건수와 액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삼성그룹 내 18개사가 현재 재판중인 소송사건은 피소 2397건, 제소 1398건 등 총 3795건에 달했다. 금액으로는 피소 2조5069억원, 제소 3244억원 등 총 2조8321억원에 이르렀다.

삼성 내에서도 특히 삼성화재, 삼성카드 등 금융 계열사의 소액소송이 많았고,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청구한 1조6800억원(이자 제외)의 손해배상 소송은 소송가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고 재벌닷컴은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6개사는 피소 211건, 제소 71건 등 282건의 재판을 진행하고 있어 삼성에 이어 두 번째로 소송 건수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송가액도 대한통운이 동아건설을 상대로 제기한 7666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비롯, 총 1조3019억원에 이르러 삼성의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은 피소건수 18건, 제고건소 121건 등 총 139건의 소송을 진행중이며, 소송가액은 502억원(피소액 253억원, 제소액 249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LG그룹은 현재 69건의 소송(소송가액 1018억원)을 진행중이며, SK그룹은 국방부와 16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벌이는 등 모두 53건의 소송에 총 5063억원의 소송가액을 나타냈다.

이밖에 두산그룹이 소송건수 29건(2667억원), 현대자동차그룹이 28건(331억원), 현대중공업그룹 9건(69억원)으로 조사됐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이 특허침해 혐의 등으로 해외업체와 소송중인 사건 중 소송가액 미확정 사건은 제외됐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