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이 1년2개월 만에 새로운 진용을 갖췄다.

우선 청와대 사상 처음으로 공동 대변인이 등장한 것이 눈길을 끈다. 이동관 전 대변인을 홍보수석으로 격상하고 대변인에는 박선규 전 언론2비서관과 김은혜 부대변인을 공동 임명했다. 두 사람 모두 방송기자 출신이면서 뉴스 프로그램 앵커 경험도 있다. 정당의 경우 '남녀 대변인' 체제가 정착 단계에 들어섰지만 청와대에서는 한 번도 이런 시도가 이뤄진 적이 없다. 공동대변인 제도는 언론에 대한 접촉면을 늘릴 수 있고 서로 결점을 보완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두 대변인의 마음이 맞지 않으면 알력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병존한다. 그러나 이번에 임명된 공동 대변인은 수석급이 아닌 비서관급인 데다 이동관 홍보수석의 지휘 · 통제를 받는다는 점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홍보기획수석에서 정무수석으로 자리를 옮긴 박형준 수석은 청와대와 당 간의 소통 고리를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참모진 개편의 또 다른 특징은 50대 초 · 중반의 전문가그룹이 주력부대를 형성했다는 점이다. 참모진의 연령대를 보면 대통령실장을 포함해 60대가 2명,50대가 7명이다. 평균연령은 56.3세.이는 60대 3명을 포함해 평균 연령이 57.9세인 현 참모진보다는 다소 낮아진 것이다.

전문가의 발탁도 돋보인다. 30년간 검찰에 몸담아온 권재진 전 서울고검장이 여러 후보를 물리치고 민정수석에 기용됐다. 기획예산처 · 보건복지부 · 여성부 등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관료인 진영곤 여성부 차관을 사회정책수석에 기용한 것이나,교수 출신으로 교육 일선에서 전문성을 닦아온 진동섭 한국교육개발원장을 교육과학문화수석에 임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실 인사는 청와대 내부에서 같이 일하는 인물을 뽑기 때문에 지역과 학연에 대한 안배는 인선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비중을 뒀다"며 "대신 전문성을 대폭 강화했다"고 말했다.

홍영식/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