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론 커크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긴급 골프회동을 가졌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커크 대표는 당초 이날 기자들과의 컨퍼런스콜을 준비하고 있었다. 다자무역협상인 도하라운드와 관련,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각국 무역대표와 만날 계획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그러다가 돌연 회견을 하루 뒤로 미룬 채 오바마 대통령과 급하게 골프를 쳤다.

백악관은 두 사람의 회동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중국산 저가 수입타이어에 대한 덤핑관세 부과 문제를 집중 논의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6월18일 자국 타이어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타이어에 최고 55%의 덤핑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정부에 권고했다.

USTR는 2일까지 최종 권고안을 백악관에 제출할 예정이며,오바마 대통령은 오는 17일 이전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 문제는 오바마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점이다. 미 철강노조는 2004~2008년 중국의 대미 타이어 수출이 3배 이상 증가,5000여명의 미국인이 실직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중국에서는 미국이 덤핑관세를 부과할 경우 미국산 자동차 수입 제한 등의 보복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