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9월2일,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의 렌 클라인록 교수팀은 두 대의 커다란 컴퓨터를 15피트의 회색 케이블로 연결해 자료를 보내는 데 성공했다. PC간 네트워크'아르파네트'(ARPANET)의 시작이다. PC를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이 단순한 실험은 나중에 인터넷이 태동하는 기반이 됐다.

1974년 인터넷의 아버지로 통하는 빈트 서프 구글 부사장이 PC를 네트워크로 엮는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했지만 팀 버너스 리가 1990년 웹을 개발하기까지 인터넷은 극소수 전문가들만의 세상이었다. 팀 버너스 리는 최초의 브라우저를 선보이고 지금의 링크 방식을 공개해 모든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연결될 수 있게 했다. 그리고 그것이 세상을 바꿨다.

웹이 등장한 이후 20년 동안 인터넷은 진화를 거듭해왔다. 상거래가 빨라지고 구글,야후,아마존과 같은 스타기업이 탄생하면서 연간 60조원의 거대한 온라인시장을 형성했다. 누구나 세상을 향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인터넷의 개방성은 대중 속에 숨어 있던 수많은 사람들을 주체적인 '1인 미디어'로 만들었다.

PC간 네트워크로 시작된 인터넷은 이제 PC를 벗어나고 있다. 휴대폰으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MP3플레이어,카메라뿐 아니라 홈 네트워크를 통해 냉장고,전기밥솥에서도 인터넷이 가능한 세상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인터넷은 단순한 정보 공유를 넘어 실시간 정보의 유통과 사람의 의도까지 파악하는 인공지능 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터넷의 발전으로 인해 생각지도 못했던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개인정보가 순식간에 전 세계에 노출되는가 하면 국가의 기밀 정보가 통째로 외국에 넘어가기도 한다. '한국 인터넷의 아버지'로 불리는 전길남 일본 게이오대 부총장은 "이제는 인터넷의 부작용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갖기 시작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