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보증기금 노사가 잠정 합의한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정부가 제동을 건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보는 지난달 31일 급여 5% 반납과 연봉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 공기업 선진화 계획 노사협상안에 금융위원회가 '합의 내용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로 재협상을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신보는 이날 오후에 열기로 한 노사화합 공동선언문 채택 행사를 취소하고 언론에 사전 배포한 보도자료도 철회했다.

금융당국은 '임금 5% 반납'에 대해 "지난 1월부터 소급 적용하지 않고 9월부터 연말까지 4개월밖에 적용되지 않는 '면피'수준에 불과하며,신입 직원의 20% 삭감에 비춰서도 형평성을 상실한 만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명예퇴직 실시와 임금피크제 개선,자기계발 휴가제 폐지 등 나머지 합의사항도 공기업 개혁을 위한 최소한의 수준에 그친 것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정부의 이번 개입에 대해 적어도 국책은행과 금융공기업에 대해서만큼은 '임금 5% 수준의 삭감'을 통해 급여체계에 실질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는 점을 주문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내지 않았지만 5% 삭감을 최저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며 "각 기업들이 이번 '신보 사태'를 통해 정부의 의중을 확인했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