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채권형펀드에 시중 자금이 대량 유입되고 있어 관심이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금리 인상 조짐이 보일 때는 통상 채권형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반대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채권형펀드에1조4681억원이 새로 들어왔다. 지난 3월부터 따지면 6개월 동안 채권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9조9483억원이나 된다. 같은 기간 수조원이 빠져나간 주식형펀드와는 대조적이다.

한국은행이 올 2월 2.0%까지 낮춘 기준금리를 주요국 금리 인상 시기와 맞춰 서서히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때여서 금융시장 일선 관계자들조차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시중에 '갈 곳 없는 자금'이 많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지목했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컨설팅센터장은 "채권형펀드로 들어온 자금들은 1년 정도 묻어두겠다는 기관이나 큰손들의 여유자금이 많다"며 "이들은 금리가 인상돼도 최하 연 3% 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어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 상품보다 낫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MMF 수익률이 현재 연 2.3%대로 4.3% 수준의 국고채 금리와 차이가 벌어지며 대기 자금들이 채권형펀드로 이동하는 것을 촉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MMF 자금은 지난달 5조8393억원 줄어드는 등 이탈 추세가 뚜렷하다.

전문가들은 은행 이자보다 높고 안정적인 투자 대상이 나오지 않는 한 채권형펀드로의 자금 이동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