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은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원천기술 확보 및 과감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STX조선해양이 대형 선박의 진동과 소음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데 성공하면서 세계 조선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 회사는 '저진동 추진기(WCT) 프로펠러'를 적용한 18만1000t급 벌크선 2척을 건조,인도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선박 진동의 원인 중 하나인 추진기 변동압력을 감소시켜 프로펠러에 추진력을 전달하는 것이다. 시운전 결과 선박 내 거주구역의 진동 평균수치는 국제 관련규정의 10% 수준인 0.9㎜/sec로 계측됐다. 기존 선박에서는 약한 지진이 발생한 것과 같은 진동을 항상 접해야 했지만,저진동 추진기 프로펠러가 설치된 선박에선 땅 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으로 승선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소음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해양 플랜트 사업을 위한 기술 개발 및 사업 준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7월 중국의 STX다롄 생산기지에서는 선주사,선급 대표 및 STX다롄 생산기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1000t 규모의 블록을 해양구조물 제작시설에 탑재했다. 해양 플랜트 사업에 진출한 이후 본격적인 생산작업에 돌입한 것이다.

신개념 선박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TX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인 40만t급 광석운반선(VLOC)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일본해사협회(NK)와 최근 초대형 광석운반선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초대형 광석운반선이 개발되면 연료비 등 수송비용이 대폭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 정상급 크루즈선 건조회사인 STX유럽(옛 아커야즈)은 신개념 크루즈선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게 '전객실의 고급화'.모든 객실을 1등실로 꾸미고 방마다 발코니를 설치했다. 아침에 일어나 기지개를 켜면 모든 방에서 바다가 보이도록 전체 객실 구조도 변경했다. 고객뿐만 아니라 배를 굴리는 선주 입장에서도 만족도가 높은 설계다. 기존 크루즈선에 비해 객실 이용료가 16%가량 늘어나기 때문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오는 2012년 에너지 광물 곡물 수자원 등의 자원 개발과 풍력 태양력 등 신재생 에너지,발전 사업 등에서 매출액 2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STX중공업은 수소연료전지로 바다를 누비는 '꿈의 선박' 개발에도 시동을 걸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