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 승부전략] SK그룹‥계열사 역량 결합 U-city시장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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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SK그룹의 경영방침을 요약하는 말이다. 계열사들이 스스로의 경영능력과 생존기반을 바탕으로 함께 발전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미래기술개발에도 물론 '따로 또 같이'의 경영 이념이 적용되고 있다.
SK는 '유시티(U-city)' 사업이야말로 그룹 차원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로 보고 있다. U-city는 말 그대로 도시 단위의 개발 사업인 만큼 일반 제조업 등에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시장이다. U-city는 모든 사람과 사물이 센서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사람 또는 기기들이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구현된 도시를 말한다. SK는 계열사별 역량을 결합,앞으로 5~10년 내에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U-city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SK는 지난해 계열사별로 U-city 전담팀을 구성했다.
주축은 SK텔레콤,SKC&C,SK건설,SK네트웍스 등이다. SK텔레콤의 통신 네트워크를 비롯해 SK건설의 기반시설 설치 노하우,SK네트웍스의 통신망 설계,SKC&C의 시스템통합 및 솔루션 구축 역량 등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SK는 이를 위해 인천 송도 경제자유구역에 최첨단 미래형 U-city의 모형전시관인 'Tomorrow city'를 지난 7월에 오픈했다. 연면적 3만1000㎡에 6층 규모로 들어선 이곳은 SK그룹 계열사의 IT(정보기술)인프라와 정보서비스,토목 · 건축기술,환경,의료서비스 등의 첨단기술이 총망라돼 있다.
Tomorrow city에는 버스도착시간 및 빈 좌석 수 등을 알려주는 '지능형 버스 정류장'이 설치돼 있다. 센서를 감지해 저절로 켜지는 '인공지능 가로등',전자책을 볼 수 있는 'e-라이브러리형 디지털 도서관',디지털 화상 회의실,굳이 교실에 가지 않아도 수업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시스템,원어민 교사와 화상으로 원격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래형 교실 등도 만들어져 있다. 자신의 건강정보를 자동으로 인식해 맞춤형 운동이 가능한 'e-헬스 시스템' 등도 소개돼 있다.
Tomorrow city는 지난달부터 다음달 25일까지 예정으로 열리고 있는 인천 세계도시축전 행사의 주요 부대시설도 개관했다. 그런 만큼 전 세계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SK의 U-city 역량을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SK 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세계도시축전에는 700만명의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송도 경제자유구역에는 2020년까지 실제 U-city가 지어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SK는 이번 Tomorrow city 오픈을 계기로 그룹 차원에서 송도 U-city 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SK그룹 관계자는 "국내에서 U-city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기업은 드물다"며 "SK의 경우 텔레콤 등 U-city 건설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노하우를 갖춘 계열사가 많아 향후 이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기반을 이미 갖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SK는 SK텔레콤과 SKC&C,SK건설,하나로텔레콤 등으로 구성된 SKT 컨소시엄을 구성해 2006년 7월 한국토지공사가 주관하는 '행정중심 복합도시 U-city' 구축을 위한 실행방안 및 기본설계 용역사업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행정중심 복합도시에는 주차 및 택시 서비스,학부모 안심서비스,모바일 현장행정 등 특화된 U서비스를 구현해 나갈 방침이다.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천안시와도 U-city 조성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U-천안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한편 천안지역 내 청수택지개발지구에도 U 서비스를 시범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청수지구에는 불법주정차단속,가스 · 수도 전기 원격검침,무인교통감시,방범용 CCTV 통합모니터링,양방향 가로등 관제 등의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U-city 사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3월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U-city 구축 참여를 위해 최태원 SK 회장과 암 압둘라 알 다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투자청장이 만나 SK가 U-city 건설에 참여하기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베트남 건설부 산하 국립도시농촌연구원(NIRUP)과도 U-city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베트남에 적용 가능한 사업 모델 등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