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기 승부전략] 한발 빠른 미래전략 '대표 기업' 더 강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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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굴뚝 기업인 포스코는 지난달 국토해양부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국책과제로 추진하는'해양 리튬추출 기술의 상용화 연구개발(R&D)'
프로젝트에 우선협상기업으로 선정됐다.
리튬(Li)소재는 2차 전지의 핵심 원료이며 '백색 황금'으로 불린다.
얼핏보면 포스코의 이미지와 미래형 사업인 리튬 소재 개발사업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런데도 포스코가 첨단소재 개발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생존의 필요·충분 조건'을 찾기 위해서다.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주요 기업들은 오히려 매출을 늘리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등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경쟁 기업들과 차별화된 전략 제품 및 미래 첨단기술 개발에 몰두한 덕분이다. '국가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휴대폰 · TV · 가전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도 공격적 마케팅으로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나홀로 질주를 벌이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의 도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한발 앞서 R&D와 전략 제품 양산에 나서 글로벌 경제회복기에도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가 역력하다.
삼성그룹은 4대 주력 사업군인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휴대폰,TV 등 전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불경기를 거치면서 원가 및 제품 경쟁력,기술 역량 등이 모두 강화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2Gb DDR3램을 양산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3월 출시한 LED(발광다이오드) TV는 TV시장에 새로운 시장을 창출,이미 전세계 LED TV 시장을 석권했다. 삼성SDI는 BMW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키로 하면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입증했다. 휴대폰 부문에서도 햅틱 아몰레드 등 신개념 폰을 잇달아 쏟아내며 국내외 시장을 점령하고 있다.
글로벌 '빅4' 지위를 굳히고 있는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의 올 상반기 판매 감소폭은 단 2%에 그쳤다. 포드(-33%) 도요타(-26%) GM(-22%) 등과 비교하면 탁월한 실적이다. 현대 · 기아차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현재 7.5%까지 뛰어올랐다. 현대 · 기아차는 중 · 소형급 차종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부문에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가겠다는 목표다. 내년 중형급 하이브리드카를 국내보다 미국에서 먼저 출시하는 한편 국책과제로 수행 중인 스마트 그린카를 개발,내년 말까지 일부 차종의 주행 연비를 20% 이상 개선하기로 했다.
LG그룹은 전자,디스플레이,화학 등 주력 3사가 기술 및 전략제품을 통한 불황 탈출을 주도하고 있다. 실적 회복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는 △휴대폰 △모니터용 LCD패널 △2차전지 및 편광판 등 정보전자소재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것들이다. LG전자는 특히 기술력을 앞세워 휴대폰과 TV 부문의 세계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LG화학은 GM에 전기차 배터리를 독점으로 공급하면서 경쟁업체들을 따돌리기 시작했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텔레콤의 통신 네트워크와 SK건설의 기반시설 설치 노하우,SK네트웍스의 통신망 설계 역량 등을 결합한 유시티(U-city) 사업을 미래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U-city는 모든 사람과 사물이 센서와 네트워크로 연결돼 사람 또는 기기들이 물리적 공간과 사이버 공간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구현된 도시다.
GS그룹은 미래형 사업구조 정착을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의 제3중질유분해탈황시설이다. 이 프로젝트의 투자규모는 총 3조원.단일 투자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가정용 연료전지와 전기이중층커패시터(EDLC)의 핵심소재인 탄소소재,바이오부탄올 역시 미래 캐시카우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핵심 제품이다.
한화그룹은 화학사업에서 축적한 기술을 토대로 태양광 사업에 진출했다. 연내 양산을 목표로 태양전지 셀 생산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2011년 이후에는 나노기술을 적용한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공급할 예정이다.
조선업계도 선박 건조 기술을 진화시키고 있다. 세계 1위 업체인 현대중공업의 세계 일류상품은 25개로 국내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엔 밸러스트 수(水)처리 시스템인 '에코 밸러스트'를 탑재한 선박도 개발했다. 관련 시장 규모만 최대 25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로봇사업도 대표적인 현대중공업의 미래 사업이다. 4세대 LCD 운반용 로봇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대우조선해양도 영국 업체와 함께 '샌드위치 플레이트 시스템(SPS)' 공법 등 첨단 기술 개발에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다.
두산은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안으로 원천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영국 자회사인 두산밥콕은 '녹색 발전소' 건설을 위한 핵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