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994년 8월 애니콜이란 브랜드로 휴대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15년여 만인 이달 누적 판매량 10억대를 돌파하는 위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 1위 휴대폰 회사인 노키아와 업계의 원조 모토로라 등에 이은 세 번째 기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세계 시장에서 8억500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했다. 이어 올 상반기 9810만대의 휴대폰을 추가로 팔아 지난 2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9억4800만대 정도다. 이에 따라 이번 3분기(7~9월) 판매량이 5200만대를 넘으면 대망의 '10억대 클럽'에 가입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로이터가 24개 투자은행과 시장조사 기관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번 3분기에 역대 최고 판매량(5590만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달 안으로 판매량 10억대 돌파가 무난할 것이란 얘기다. 업계에선 이달 하순을 10억대 돌파 시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 휴대폰은 이번 3분기에 역대 처음으로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 20%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최고 점유율은 지난 2분기에 기록한 19.2%(시장조사기관 SA 발표 기준)다. 로이터와 SA 등은 이번 3분기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20.3%로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는 "터치스크린 휴대폰 '스타' 등 다양한 제품이 세계 각국에서 삼성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노키아와의 점유율 격차도 갈수록 좁히며 '양강구도'를 확실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선진 시장에서의 성장세는 더욱 매섭다. 지난 2분기 북미와 서유럽을 합한 선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25%(판매량 2220만대)를 기록,21.1%에 그친 노키아를 제치고 1위를 꿰찼다. 북미 시장에서는 4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화질을 크게 개선한 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화면을 장착한 휴대폰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며 '보는 휴대폰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니콜 판매량 10억대 돌파는 국내 휴대폰 업계에 중요한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의 활약상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