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가 유통가의 '왕손님'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대형마트에서 30대를 제치고 구매 고객 수 1위에 올랐고,백화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도 40대 비중이 더욱 높아졌다.

불황으로 전반적인 씀씀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40대는 자녀를 위한 소비를 줄이지 않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마트는 40~50대,백화점은 20대 약진

체인스토어협회가 2일 발간한 '2009 유통업체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이마트 등 7개 대형마트의 40대 고객 비중은 33.1%로 2007년(29.3%)보다 3.9%포인트 상승했다. 50대 이상도 20.2%에서 26.4%로 껑충 뛰었다.

반면 30대 비중은 32.8%에서 30.6%로 떨어졌다. SSM 7개사에서도 40대 비중은 35.8%로 6.1%포인트 오른 반면 30대는 25.2%로 3.1%포인트 하락했다. 40대와 30대의 격차가 2007년 1.5%포인트에서 지난해 10.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40대 이상 중 · 장년층은 불황에도 장보러 가는 횟수나 구매액을 줄이지 않은 셈이다.

백화점에선 20대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다. 7개 백화점의 20대 비중은 12.2%에서 15.6%로 올라갔다.

하지만 40대가 30.2%로 여전히 1위였고 2위인 30대와의 격차도 0.6%포인트에서 1.4%포인트로 넓혔다. 젊은층이 주로 찾는 편의점에서도 40대 비중이 16.1%에서 18.3%로 올라갔다.

김진락 체인스토어협회 출판팀장은 "40대는 다른 연령층에 비해 소득이 안정적이고 경기가 어려워져도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을 먹이고 입히는데 드는 기본적인 지출을 줄이지 못하는 경향이 있어 유통 업태를 불문하고 불황기에 가장 두드러진 소비층"이라고 설명했다.

◆SSM은 신선식품,편의점은 담배가 절반

SSM의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85.8%에 달했다. 특히 농축산물 등 1차식품은 절반(46.2%)에 육박했다. 최근 SSM과 마찰을 빚는 중소 상인들이 농축수산물 매장 축소,두부 · 콩나물 취급 제한 등을 요구하는 데 대해 SSM들이 '절대 불가' 입장을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가공식품(30.3%) 등 식품 비중이 53.3%로 가장 높았다.

백화점은 여성의류(25.4%) 등 의류부문이 52.8%,명품을 포함한 화장품 · 패션잡화가 20.9%를 차지해 '패션유통업'임을 보여줬다. 편의점에서는 여전히 담배가 43.9%로 압도적인 1위였다. 담배가 매출 효자이지만 마진율이 낮아 다른 품목의 매출을 높이는 게 편의점의 숙제라는 지적이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