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부대' 팬들을 몰고 다니는 아이돌그룹 '소녀시대'가 백화점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달 28일부터 40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오는 13일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소녀시대,카라,브라운아이드걸스,샤이니 콘서트'(오후 8시)나 '이승철 콘서트'(오후 3시) 티켓을 나눠주는 행사에 30~40대 남성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 2일까지 엿새 동안 티켓 수령 내용을 분석한 결과,소녀시대 등의 콘서트를 선택한 고객(2976명) 중 남성이 58.6%를 차지했고 이 중 30~40대가 45%나 됐다. 백화점 고객의 3분의 2가 여성인 점을 감안할 때 남성 비중이 이례적은 높은 셈이다. 불황에 따른 스트레스를 '소녀시대'로 대변되는 소녀들의 발랄한 춤과 노래를 통해 해소하려는 남성 직장인들의 욕구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승철 콘서트'는 티켓을 수령한 고객(3821명) 중 여성이 86.2%(40~50대가 53%)여서 대조를 이뤘다.

소녀시대의 위력은 백화점 매출로도 확인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달 1~27일 남성 캐주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에 그쳤지만 티켓 발매를 시작한 28일부터 이달 1일까지 34%나 급증했다. 유희렬 마케팅팀 과장은 "보통 며칠 만에 매출이 두 자릿수로 급등하기 힘든데 소녀 가수들을 보기 위한 '삼촌' 팬들의 가세가 매출 급증에 큰 몫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