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예상보다 높은 9.7%까지 오르며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비(非)농업부문 고용감소폭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미국의 고용위기가 진정세를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4일 미 노동부는 7월에 9.4%를 기록했던 실업률이 8월에는 9.7%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9.5%를 웃도는 수준이다. 8월 실업률이 예상 밖으로 급등한 것은 그동안 구직을 단념했던 실업자들이 새롭게 노동시장에 합류함에 따라 노동가능인구가 늘어난 게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반면 8월 한 달간 비농업부문에서 사라진 일자리 수는 전월의 27만6000개보다 크게 줄어든 21만6000개로 최근 1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전문가들의 예상치인 23만여개를 훨씬 밑돌았다. 이로써 미국의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7년 12월 이후 미국의 일자리는 총 690만개 줄어든 1억3120만개로 감소했고,실업자 수는 740만명 증가한 1490만명으로 늘었다.

이날 뉴욕 증시는 실업률과 고용감소 규모가 서로 엇갈린 방향을 나타낸 가운데 0.1%대의 소폭 오름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장 초반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다시 상승세를 회복하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데이비드 로젠버그 전 메릴린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결과는 미국의 고용시장 위기가 분명히 진정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며 "하지만 여전히 계속되는 일자리 감소와 실업률 상승은 가계 소비자들에게 아직도 어려운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