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매수 문의가 줄고 거래도 주춤해졌다. 단기가격 상승으로 정부의 추가 대출규제 압박이 커졌고 자금출처 조사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가격은 보합세를 띠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잠시 지켜보자'는 유보적인 입장이고 일부 재건축단지에선 500만~1000만원 이상 하향 조정된 매물도 나왔다.

상대적으로 비강남권은 하반기 추가 상승을 우려한 매수 문의가 늘었다.

4일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주(8월28~9월3일) 서울지역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지난주와 동일한 0.14%를 기록했다.

특히 강남4구 재건축시장은 자금출처 조사 등의 움직임으로 매수 문의가 줄면서 상승세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주간 상승폭은 둔화돼 ▲강동(0.75%) ▲송파(0.22%) ▲서초(0.16%) ▲강남(0.15%) 순이다.

신도시와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은 모두 0.07%를 나타냈다.

서울은 강남권 자금조사 등의 여파로 물건을 찾는 매수문의가 현저히 줄었고 거래량도 감소했다. 반면 비강남권역은 국지적인 호재와 추가상승 기대심리로 문의가 꾸준히 늘면서 지난 주보다 상승한 곳이 늘었다.

자치구별로는 지난주보다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강세인 강동구가 0.45% 올랐으며 ▲양천(0.28%) ▲광진(0.24%) ▲중랑(0.19%) ▲용산(0.18%) 등이 뒤를 이었고 ▲노원(0.15%) ▲도봉(0.18%)도 지난 주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동구는 자금조사 여파로 매수세가 위축됐으나 간간히 물건 거래가 이어져 가격 오름세는 계속됐다. 3.3㎡당 가격도 1900만원대를 회복했다. 강일동 삼익그린1차, 둔촌동 주공1,3단지, 고덕동 주공2,5,7단지 등이 500만~1000만원 가량 올랐다.

양천구는 강남권역 매수문의가 줄어든 것과 달리 재건축 연한축소 기대, 지역 내 재건축 위원회 발족 등으로 사업 진행 기대감이 커져 문의도 꾸준했고 가격도 신시가지단지 중심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광진구는 주변 지역이 오르면서 구의동, 자양동 등지 중소형이 동반 상승했다.

신도시는 소형 매수세가 이어지면서 소형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산본(0.25%)과 분당(0.07%) 평촌(0.05%) 일산(0.03%) 중동(0.01%) 순으로 오름세를 보였다.

산본 한라주공1,2차(4단지)는 실거주 외에 투자목적 수요도 형성되며 중소형이 올랐다. 분당 정자동 한솔주공4,6단지 중소형은 인근 단지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싼 물건을 찾는 수요중심으로 거래되면서 500만~750만원 올랐다. 1기신도시 리모델링 공동추진 움직임으로 호가 상승세가 엿보이기도 했지만 아직 거래에 큰 영향은 없다.

수도권은 광명이 0.25% 올랐으며 ▲과천(0.19%) ▲부천(0.16%) ▲용인(0.15%) ▲오산(0.14%) 등이 올랐다. 뒤를 이어 ▲고양(0.07%) ▲남양주(0.07%) ▲수원(0.07%) ▲안산(0.07%) ▲안양(0.07%) 순으로 상승했다.

광명시는 철산동 주공7~11단지가 올 가을 재건축 추진이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매수 문의가 증가했다. 매도 호가도 올라 250만~750만원까지 상승했다. 최근 2~3주간 오름세가 주춤했던 과천시는 가을 초입에 접어들면서 다시 매수문의가 늘어 가격이 소폭 상승했다. 중앙동 주공10단지 109~132㎡가 1500만원 올랐다.

부동산114 이호연 팀장은 "정부의 자금출처조사, 대출규제 예고로 강남권 재건축시장의 매수 문의가 현저히 줄었지만 대기매수는 여전한 가운데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DTI나 LTV 규제 강화시 매수세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주택 보유자와 매수 희망자가 많아 가격 조정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세환 기자 gre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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