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국제통화기금(IMF) 내 신흥국의 위상 강화를 위해 유럽의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날 런던에서 개막해 5일까지 진행되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 중앙은행총재 회의와 오는 24~25일 미국 피츠버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선 IMF 쿼터 조정 문제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와 관련해 현재 두 가지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첫째는 24석인 IMF 이사회 자리를 2012년까지 20석으로 줄이되 유럽 쪽에서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IMF 이사직 중 8자리는 미국 일본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8개국이 보유하고 있으며,나머지 16개는 몇몇 국가그룹을 대표하는 나라들이 맡고 있다. 이 그룹을 대표하는 의석 중에도 5개를 유럽 국가들이 차지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는 선진국의 쿼터 가운데 5%를 신흥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에도 유럽이 양보해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입장이다. 에드윈 트루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은 경제 규모가 비슷한데 유럽이 미국보다 2배나 많은 쿼터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