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9 · 3개각'을 통해 나타난 이명박 대통령 인사특징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한번 기용해 능력이 검증된 측근 인사에 대해선 믿음을 갖고 직책을 돌려가며 계속 중용한다. 이번 개각에서 입각한 정치인 출신 3명은 모두 이 대통령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임태희 노동장관,주호영 특임장관 내정자는 지난 대선 기간 각각 경선캠프 비서실장과 대선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뒤 인수위 시절 당선인 비서실장과 대변인을 지낸 핵심 측근이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 내정자는'친박계'지만 인수위 경제2분과위 간사를 맡아 능력을 인정받았다.

청와대 참모진 가운데 이 대통령과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 온 박형준 정무수석,이동관 홍보수석은 직함을 바꿔가며 곁에 두고 있다. 현 정부 초대 정무수석을 지낸 박재완 국정기획수석은 인수위 시절부터 핵심과제를 수행하면서 두터운 신임을 얻은 바 있다. 한번 기용한 인사에 대해서는 실수가 있어도 신뢰를 갖고 웬만해선 교체하지 않음으로써 로열티를 높이기 위한 취지로 여겨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연공서열,직급 파괴다. 검찰총장의 사시 후배인 이귀남 전 법무부 차관을 법무장관에 기용한 것이나 백용호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차관급인 국세청장에 기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장관을 지낸 윤진식 정책실장을 차관급인 경제수석으로 기용하기도 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4일 "직급보다 누가 맡겨진 일을 잘 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인선 원칙"이라며 "이게 '이명박식 실용인사'"라고 말했다.

경제전문가들의 대거 기용도 눈에 띈다. 정운찬 총리 내정자가 경제학자인 데다 임태희 최경환 내정자도 '경제통'이다. 두 사람 모두 경제 관료 경험이 있으며 한나라당에서 정책위의장과 수석정조위원장을 지냈다. 강만수 경쟁력강화위원장을 경제특보로,윤진식 경제수석을 정책실장으로 힘을 실어준 것과 맞물려 경제 살리기에 매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