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채용이 본격화하면서 외국계 기업들의 채용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외국계 기업은 구직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취업대상 중 하나다. 비교적 근무환경이 자유롭고 연봉이 대기업 못지않기 때문이다. 외국계 기업은 규모가 크다고 해봐야 직원 수 100~200명 정도인 곳이 대부분이다. 수시채용을 통해 인력을 충원하는 탓에 다른 국내기업에 비해 취업문도 상당히 좁은 편이다. 경력직 채용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신입직 구직자들 입장에선 취업 문을 두드리기에 다소 어려움도 따른다. 외국계 기업 신입직을 희망하는 구직자라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하겠다는 조급한 생각은 버리고 전문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도전하는 우회 전략을 세우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취업 정보업체인 잡코리아로부터 외국계 기업에 취업할 수 있는 전략을 들어봤다.

◆외국계 기업 취업은 정보 싸움

외국기업은 취업 관련 정보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확보하느냐에 성패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외국기업의 채용공고는 공채 형식보다 수시채용 형식이 대부분이다. 채용공고를 챙겨보려면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취업하고자 하는 회사를 정한 뒤 수시로 그 회사의 홈페이지나 취업전문사이트를 검색해야 한다. 해당 외국계 기업이나 관련 분야에 있는 인맥을 통해 기업 문화를 미리 알아두는 것도 좋다. 자신이 취업하길 희망하는 분야의 회사가 있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서 회사 기본 정보를 수집해 둬야 한다.

외국기업은 주로 영자신문이나 대학의 취업보도실을 통해 모집공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인력알선 업체를 통해 채용하는 경향도 있다. 영자신문을 꼼꼼히 보거나 학교 취업보도실의 채용공고를 자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인터넷 취업 사이트,온라인 동호회를 통해 해당 외국기업의 기업문화나 채용정보를 수시로 취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력서는 가급적 구체적으로

외국계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한다면 '커버레터(Cover Letter)'를 빠뜨리지 말자.커버레터는 통상 외국계 기업에 이력서를 제출할 때 같이 내는,일종의 자기소개서다. 커버레터는 간결하게 작성하되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되는 특징과 지원동기,비전을 잘 정리하는 것이 유리하다. 평소에 자신의 직무와 비전을 담은 자기 브랜드를 문장화해 두고 활용한다면 더욱 효과적이다. 이력서를 쓸 때는 자신의 경력과 성과를 최대한 구체적으로 적어 넣어야 한다. 단순히 추상적으로 불명확하게 나열한 이력서는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자신의 업무적 자질과 능력이 부각될 수 있도록 성과를 수치화해 표현하는 것도 자신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전문 자격증을 취득하라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종별 자격증을 취득해 둔다면 큰 도움이 된다. 일반사무직의 경우 해당 외국어 공인 시험성적표와 워드프로세서,컴퓨터활용 능력을 보여주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좋다.

경리,회계직의 경우에는 미국 공인관리회계사협회의 공인관리회계사(CMA) 자격증이 유리하다. 생산관리직이나 구매직은 생산재고관리자(CPIM)나 미국공인물류 및 구매관리자(CPM) 자격증 등이 선호된다. 정보통신분야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나 휴렛팩커드,오라클 등에서 인증하는 각종 컴퓨터 활용능력인증 자격증이 인기 있다.

◆인턴십을 활용하라

외국기업은 실무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같은 신입사원'을 원한다. 이 때문에 채용 평가기준에서 국내 대기업보다 실무경험 여부를 중요하게 여긴다. 구직자들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실무를 미리 경험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상당수 외국기업들이 대학생,구직자들에게 업무 경험과 기업 문화를 익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인턴십(직업연수)'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일부 외국기업에서는 인턴사원을 정규직 사원으로 전환시키는 제도도 두고 있다. 인턴을 모집하는 기간은 방학시즌에 가장 활발하다. 수시로 모집하는 기업이 많기 때문에 해당 기업 채용페이지를 눈여겨보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실력은 기본이다

외국기업에 취업하려면 기본적인 영어 실력을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한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대부분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구직자들은 토익,토플 같은 공인 영어 시험에 치중하지만 외국기업은 외국인과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한 회화능력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잡코리아가 국내 주요 외국기업 141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입사지원 때 토익점수 제한을 두고 있다는 기업은 30.5%에 불과했다. 반면 채용 시 영어로 면접을 보는 기업은 78.7%에 달했다. 외국계 기업 취업 후 회사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꾸준히 비즈니스 영작과 비즈니스 회화 연습에 주력해야 한다.

◆상시채용 겨냥해 이력서 수시로 접수

외국기업은 직원 수가 많지 않아 채용 시기를 따로 정해두지 않고 있고,채용 때도 접수받은 지원서류 등을 검토한 다음 선발 예정인원의 4~5배수 범위 안에서 개별 면접을 통해 뽑는 경우가 가장 많다. 사전에 입사지원서를 등록시켜 놓고 지속적으로 기업의 채용동향을 파악해야 한다.

◆국가별 기업문화를 이해해야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계의 경우 자유로운 근무환경을 보장하는 대신 성과중심주의가 강하다. 성과가 좋지 않으면 도중하차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자신의 성과를 명확하게 수치화해 포장해 두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복리후생제도가 체계적으로 발달해 있는 독일이나 프랑스 중심의 유럽계 기업은 전문가형을 선호한다. 경력이 들쭉날쭉한 사람보다는 한 우물을 집중적으로 파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춘 사람에게 호감을 갖는다. 입사 후에도 전문 분야를 명확하게 해두는 것이 유리하다.

반면 일본계 기업들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수직적인 조직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인재를 선호하는 편이다. 본인이 취업하고자 하는 외국계 기업의 문화가 어떠한지 미리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전략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