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예비 청약자들의 관심이 온통 보금자리주택(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공공분양 및 임대아파트)에 쏠려 있다.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 등을 통해 서울 및 수도권 무주택자를 위한 중소형(전용면적 85㎡ 이하) 보금자리주택 60만채를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공급키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 서초 우면지구나 강남 세곡지구 등 요지에 있는 보금자리주택의 경우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입기간이 짧은 청약저축 가입자는 내 집 마련에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청약예 · 부금 가입자들은 보금자리주택 청약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따라서 청약저축 가입기간이 짧아 보금자리주택 청약에 자신이 없다면 올 가을 서울 시내 및 수도권 택지지구에 분양되는 공공분양 아파트로 눈을 돌려볼 만하다. 또 중소형 민영아파트를 원하는 청약예 · 부금 가입자들도 서울시내 재개발 · 재건축과 수도권 택지지구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과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미분양이 계속되고 있는 지방과는 달리 중소형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이 호조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김규정 부동산114 부장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은 청약저축통장 소지자라하더라도 가입기간이 길거나 일정 수준 이하의 연간 소득 등 다양한 조건을 갖춰야 한다"며 "올 하반기 입지가 괜찮은 곳에서 아파트 분양이 많이 예정된 만큼 가입기간이 짧은 청약 가입자들은 서울 재개발 · 재건축 및 수도권 일반 택지지구 내 중소형 아파트를 살펴보라"고 주문했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대표는 "분양가 상한제 등의 영향으로 신규 아파트 분양가격이 여전히 싼 편"이라며 "관심 있는 지역이 있다면 올 가을 청약통장을 사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저축가입자,주공 및 SH공사 물량 주목

값싼 보금자리주택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분양을 원하는 청약저축 가입자용 아파트가 보금자리주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보금자리주택에 당첨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는 청약저축 가입자들은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려볼 필요도 있다. 보금자리주택 지구 이외에서도 서울 및 수도권에 괜찮은 아파트 단지가 잇따라 분양되기 때문이다.

먼저 주택공사 물량이 많다. 주공은 수도권 1순위 지역으로 꼽히는 수원 광교지구에서 오는 11월 중소형 아파트 466채를 분양한다. 주택크기는 98㎡와 112㎡다. 과천과 붙어있는 의왕시 포일지구 2개 블록에서도 전용면적 85㎡ 이하 아파트 876채를 이달 선보인다. 안양 관양동에서는 중소형 아파트 1042채를 10월 중 내놓는다.

주공은 또 성남 중동 재개발 지역 안에서 롯데건설이 시공한 롯데캐슬 아파트를 이달 중 분양공고할 예정이다. 서울 마포구 신공덕동에서는 중소형 주상복합아파트를 오는 11월 분양한다. 펜트라우스라고 명명된 이 주상복합아파트는 대우건설과 현대건설,태영이 시공을 맡았다.

서울 은평뉴타운에서도 임대가 아닌 분양아파트 일부가 올 연말 나올 예정이다. 은평뉴타운3지구 1,2블록에서 아파트가 분양된다. 시행은 SH공사이며 한화건설 삼성물산 벽산건설 금호건설이 공사를 맡는다.

김포 한강신도시 내 쌍용예가 아파트도 대규모 물량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포도시개발공사가 시행하고 쌍용건설 계룡건설 한화건설이 공사하는 이 단지는 1474채의 아파트 모두가 85㎡ 미만이다.

◆청약예 · 부금자용 중소형아파트 풍성

전용면적 85㎡(32평형 안팎) 이하의 중소형 민영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서울의 경우 청약부금이나 300만원 이하 청약예금에 가입해 있어야 한다. 인천 거주자는 250만원 이하,경기도는 200만원 이하 청약예금통장이 있으면 된다.

이들 청약예 · 부금통장 소지자들의 올 가을 선택폭이 넓다. 주택업체들이 금융위기 여파로 올 상반기 분양일정을 대거 하반기로 미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현대건설이 광진구 광장동 화이자공장터에 짓는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눈에 띈다. 전체 아파트 453채 가운데 전용 59㎡ 99채,전용 84㎡ 180채가 내달 분양될 예정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오는 11월 동대문구 전농동에서 2424채 규모의 재개발 아파트를 분양한다.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 584채 중 청약부금 및 청약예금 300만원 이하 서울거주자가 신청할 수 있는 중소형 아파트는 295채다.

동작구 흑석동에서는 동부건설과 대우건설이 각각 937채와 863채 규모의 재개발 아파트 단지에서 오는 11월과 12월 일반 분양분을 선보인다. 마포구 아현동에서 삼성물산과 대우건설이 아현3구역 재개발아파트를,GS건설이 공덕자이 아파트를 연말에 내놓을 방침이다.

경기도에서는 인기지역인 고양 삼송지구,남양주 별내지구,김포 한강지구 등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대거 분양대기 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수원 권선동에서 1336채의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영종지구 아파트 분양이 내달 본격화된다.

◆관심끄는 아파트 단지

광장동 힐스테이트 아파트가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광장동 기존 편익시설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고 서울 강남북으로의 이동은 물론 구리 양평 등 서울 동쪽지역으로의 나들이도 쉽다.

삼성물산이 전농동에서 분양하는 전농7구역 재개발아파트는 단지 규모가 크다. 전체 2424채 아파트에 일반분양분도 529채나 된다. 전농7구역은 청량리균형발전촉진지구 및 청량리 민자역사와 가까워 주변 지역 개발과 연계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경기지역의 경우 고양 성사동에서 재건축되는 원당주공 재건축아파트가 내달 분양된다. 후분양제로 지어져 내달 분양 이후 1,2개월 안에 입주가 이뤄질 예정이다. 1단지 재건축 대림산업,2단지는 삼성물산이 맡고 있다. 지하철 일산선 원당역에 걸어서 10분 이내 거리이며 화정역 기반시설을 가까이에서 이용할 수 있다.

서울 은평뉴타운 인근에 위치한 고양 삼송지구에서는 호반건설 등이 분양을 준비 중이다.

인천 영종지구도 주목 대상이다. 같은 인천경제자유구역인 청라지구가 올 상반기 신규 분양에서 성공리에 마무리되기도 했다. 내달 동보주택건설,신명종합건설,우미건설,한라건설,㈜한양,현대건설 등 6개 건설사가 7000채가 넘는 대규모 동시분양에 들어간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