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스위스의 ‘토종 맥주’ 애호가들이 네덜란드 맥주회사 하이네켄의 스위스 맥주시장 장악에 항의해 ‘카이네켄’이라는 브랜드의 맥주를 만들었다.

스위스 타게스샤우TV는 최근 “맥주시장에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시작됐다”며 “스위스 맥주 애호가들이 하이네켄이 스위스의 마지막 토종 맥주회사를 매입한데 대한 반발로 ‘카이네켄’운동을 개시했고 하이네켄이 이에 대해 법적대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카이네켄은 영어 ‘노(No) 또는 낫(not)’이라는 뜻의 독일어인 ‘카인(Kein)’과 하이네켄을 조합한 합성어다.‘하이네켄이 아니다’는 뜻이다.스위스 맥주 애호가들은 1년전 하이네켄이 마지막 남은 스위스의 대형 토종 맥주회사인 아이히호프를 매입한 데 자극받아 ‘카이네켄 운동’을 시작했다.스위스에서는 8년 전에도 칼스버그가 바젤의 펠드슈뢰센 맥주회사를 인수하자 바젤 맥주 애호가들이 ’운저 비어(우리의 맥주)‘라는 회사를 설립한 적 있다.

아이히호프가 소재한 루체른의 시민 120여명으로 구성된 카이네켄 측은 지난달 19일 스위스 특허청에 상표등록을 신청하고 운저 비어에 맥주 위탁 공급을 요청했다.그러나 하이네켄이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즉각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고 법원이 공급 금지를 결정했다.스위스 경찰도 1200여병의 ‘카이네켄’맥주를 압류 조치했다고 타게스샤우TV는 전했다.

카이네켄 운동을 주도하는 스위스 맥주애호가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수주일동안 제품 공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이네켄의 신속한 법적 대응으로 운동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높아져 오히려 회원이 크게 늘었다”고 주장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