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전무 "제조업의 힘은 기능인력서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가 제40회 국제기능올림픽이 열리고 있는 캐나다 캘거리를 지난 주말 방문,"제조업의 힘은 현장이고,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개막해 7일까지 열리는 기능올림픽을 공식 후원하고 있다.

이 전무는 주요 종목의 경기장을 둘러보고 나서 기자들을 만나 "7년 전 일본의 반도체 설비 협력업체에 갔는데 국내외 기능대회에서 입상한 이들의 상장과 표를 진열해놨더라"며 "회사가 현장의 기능인력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기능인력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마케팅과 경영도 중요하지만 제조업의 힘은 역시 현장"이라며 "지금까지는 현장보다 다른 것을 중시했던 측면도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현장의 경쟁력은 기능인력에서 나오며,협력업체의 품질이 삼성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우리도 IMF 외환위기 때에는 분사(아웃소싱)를 했는데 지금 와서 핵심 기술은 다시 본체로 흡수하고 있다"며 "휴대폰 뒤에 무늬 들어가는 것,그것도 바로 금형(金型 · 금속으로 만든 거푸집)"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옛날에는 기능올림픽 때 카퍼레이드했던 생각도 난다"며 "금형,사출,선반 등의 기능인력이 기술을 쌓고 경제를 발전시킨 혜택을 지금 우리가 누리는 게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삼성을 예로 들면 국민 모두가 잘 살도록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젊은 세대를 체계적으로 육성해 사회에 나올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임무"라며 "(산업인력관리)공단과 일자리 같은 것은 협력하면 회사 경쟁력도 높아지고 일자리도 생겨서 일거양득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무는 삼성이 세계적 불황에도 대규모 이익을 낸 것에 대해 "수출을 하는 제조기업이 다 잘되지 않았느냐"며 "우리나라는 결국 제조업이고 다른 나라보다 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것은 산업 구석구석에 있는 기능인력의 저력 덕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기능올림픽과 관련해서는 승부에 대한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일본에서는 지난 기능올림픽 금형 종목에서 한국을 이겼다고 NHK가 한 시간 동안 특집 방송을 했다. 기왕 여기 와서 경쟁하는 거면 이겨야 하지 않겠느냐.꼭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지만 좋은 성적을 내면 국내 기술 수준에도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수준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무는 '일이 많은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나는 사는 게 피곤하다고 불평할 자격이 없다"며 "부담스럽지 않다고 한다면 거짓말이지만 운 좋게 좋은 부모를 만나고 훌륭한 선배(경영진)를 많이 만나서 혜택을 많이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이 전무는 선수단을 찾아 "지난 2년간 고생했고 집중력을 발휘해서 좋은 결과 얻기를 바란다"며 "좋은 일자리에서 우리나라의 선진화를 위해서도 노력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무는 이어 독일 베를린에 도착,6일 오전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인 'IFA 2009' 전시장을 찾았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 전시관 등을 둘러본 뒤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삼성 경영진이 최첨단 기술에 인간 본연의 가치와 감성을 불어 넣는 디지털 휴머니즘을 지향점으로 삼은 것은 적절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주요 변수는 환율요소"라며 "환율 움직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해 환율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적지 않게 신경 쓰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