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산업재해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강남구인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에 공장이나 건설 현장이 특별히 몰려 있는 것도 아닌데 왜일까.

박대해 한나라당 의원이 7일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서울지역 산업재해 현황'에 따르면 지난 3년 3개월간(2006년~2009년 3월) 서울에서 산재가 가장 많았던 곳은 강남구로 총 5559건에 달했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평균(1703건)의 세 배를 넘는다. 두 번째로 산재가 많은 서초구(3767건)와도 1800여건이나 차이가 난다. 영등포구(3109건) 중구(2693건) 마포구(1958건) 등이 뒤를 이었다.

노동부 관계자는 "강남에는 기업 본사가 많아 이곳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유흥업소와 서비스업종이 발달돼 있다"며 "음식 배달 중 교통사고 등 음식 · 숙박업 분야 산재가 서울에서 가장 잦은 곳"이라고 밝혔다. 강남에 대형 호텔이 많다보니 세탁소,기계,보일러공 등 호텔 내 유지보수 인력만 400명이 넘는다. 실제로 매년 강남구 산재의 20%에 해당하는 300건 이상이 음식 · 숙박업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빌딩이 많은 강남의 특성상 시설 청소 · 관리 분야의 산재도 잦았다. 건물 외부의 유리를 닦는 등 위험한 일이 많아 미끄러져서 다치는 '전도사고' 비중이 높았다. 노동부 관계자는 "강남에 IT업계가 몰려 있어 오랜 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통증과 과로 등 정보처리 관련 산재도 최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지난해 산재로 인한 피해액이 노사분규로 인한 손실의 5배에 이른다"며 "산재예방기금의 정부 출연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