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 3색 여행] 딱 둘만의 핑크빛 사랑…초록바다서 펼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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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파이팅!"
해양스포츠센터의 한국인 스태프가 외친다. 그 말에 좀 무리를 한 것 같다. 처음 타보는 '플라잉 피시'.방패연처럼 생긴 튜브에 매달려 두 손에 힘을 꽉 준다. 모터 보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자 몸이 오른쪽으로 확 쏠린다. 어깨와 무릎으로 악착같이 버티지만 역부족,얼마 가지 못해 풍덩 바닷속으로 내리꽂힌다.
"어,아저씨 피나요. " 물에 빠진 생쥐꼴로 보트에 오르자 그 직원이 놀란 듯 소리친다. 어깨와 무릎의 피부가 벗겨져 피가 맺혀 있다. 아,잠시 잊고 있었다. 젊은 여자의 미소는 치명적이란 것을.하지만 너무한다. '오빠'를 '아저씨'로 끌어내리는 데 딱 30초밖에 안 걸린단 말이냐?
Take 1 세부에 한국 '토종 호텔'
상처 입은 가슴을 안고 터벅터벅 호텔로 향한다. 커다란 눈에 까무잡잡한 얼굴의 직원들이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안녕하세요. " 배꼽에 두 손을 모으고 정중히 인사한다. 분명 'Good afternoon'이 아니라 '안녕하세요'다.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스파 세부'가 낯설지 않은 까닭을 그제서야 알 수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 세부는 필리핀 세부 막탄섬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한국형 리조트.BXT 코퍼레이션과 대한전선이 공동 투자하고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를 제공했다. 8만9000㎡(2만7000평) 규모로 필리핀 최대 리조트로 손꼽힌다. 557개 객실 중 스위트 룸만 372개인 초특급이다.
필리핀 내 리조트로는 처음으로 대형 워터파크도 만들었다. 30~40m 길이의 슬라이드 3개와 유수풀,키즈풀은 아이들이 놀기에 좋아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신혼여행객이 선호하는 풀빌라도 48채 있다. 둘만의 전용풀에 고소한 깨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전용 해변에선 카약이나 바나나보트,제트스키,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한국인 직원들이 상주하며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오빠,짱"을 외치는 예쁜 스태프들은 주의할 것.용기백배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Take 2 스페인이 남긴 흔적
세부는 마닐라 남쪽 약 600㎞,필리핀군도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남북으로 길쭉한 게 오이처럼 생겼다. 제주도의 2.5배 면적에 300만명이 몰려산다. 명실공히 필리핀 제2의 도시다.
시내 한복판에 쇼핑센터와 호텔들이 제법 마천루를 이루고 있다. 거리엔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 등이 꼬리를 잇는다. 그래서 매연이 꽤 심각한 편이다. 항공편으로 세부에 도착했다면 그곳이 막탄섬이다. 여행객들은 대부분 세부 본섬이 아니라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막탄으로 몰려든다. 해안을 따라 고급 리조트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세부는 1521년 마젤란이 상륙하면서 세계사에 등장했다. 스페인 식민통치 300여년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유적은 '마젤란의 십자가'. 세부의 족장과 그의 일족 800여명이 세례를 받은 것을 기념해 마젤란이 직접 세웠다고 한다. 지금은 육각정 안에 보관돼 있다. 내부의 천장 벽화에서 당시의 세례 의식을 볼 수 있다.
세부 주민들이 수호성인으로 받들고 있는 '산토니뇨(어린 예수)' 성상을 모신 성당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783년 세워진 산페드로 요새도 눈길을 끈다.
Take 3 천혜의 자연 '보홀'
우리에게 세부보다 덜 알려졌지만 더 맑은 바다가 보홀에 있다. 유럽인들이 첫손으로 꼽는 휴양지라고 한다. 세부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3대의 버스에서 내린다. 배에 빈 자리가 없다. 맨 뒤쪽 화장실 앞 자리에 쪼그려 앉는다. "중국인 관광객과 겹치면 고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 가이드가 미안한 표정으로 씩 웃는다.
보홀을 가로지르는 '로복강 크루즈'는로아이 대교에서 출발한다. 필리핀 전통 목선 '방카'에 오르자 10여가지 음식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다. 시장기를 없애기에 충분하다. 유유히 흐르는 녹색 강을 거슬러 20여분을 가면 원주민 마을이 나온다. 10여명이 관광객을 맞는다. 맨주먹으로 코코넛을 깨고,전통 드럼을 치고,나무에 매달려 묘기를 부리고 팁을 받는다.
어른 주먹만한 원숭이 '타르시어'는 보홀의 상징이다. 유난히 큰 눈 때문에 '안경원숭이'란 별명을 얻었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마스터'요다'와 비슷하게 생겼다. 서식지인 숲이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로복강 선착장 부근 사육장에서 볼 수 있다.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초콜릿 힐이다. 경주 왕릉처럼 생긴 1000여개의 봉우리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건기(12월~5월)에는 초목이 갈색으로 변한다. 그 모양과 색깔이 '키세스 초콜릿'을 닮았다고 해서 초콜릿 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세부=고호진 기자 goh@hankyung.com
여행 Tip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필리핀 세부 직항편을 운항한다. 4시간30분가량 걸린다.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한국이 낮 12시일 때 세부는 오전 11시다. 3주 동안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필리핀은 페소화를 사용한다. 페소는 국내에서 바꿀 수 없으므로 미국 달러를 가져간 후 현지에서 재환전한다. 1페소는 약 30원이다. 필리핀은 총기 소지를 허용해서인지 호텔이나 쇼핑센터에 들어갈 때마다 가방 검사를 한다.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스파 세부(www.imperialpalace-cebu.com)는 오는 16일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갖는다.
해양스포츠센터의 한국인 스태프가 외친다. 그 말에 좀 무리를 한 것 같다. 처음 타보는 '플라잉 피시'.방패연처럼 생긴 튜브에 매달려 두 손에 힘을 꽉 준다. 모터 보트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달리자 몸이 오른쪽으로 확 쏠린다. 어깨와 무릎으로 악착같이 버티지만 역부족,얼마 가지 못해 풍덩 바닷속으로 내리꽂힌다.
"어,아저씨 피나요. " 물에 빠진 생쥐꼴로 보트에 오르자 그 직원이 놀란 듯 소리친다. 어깨와 무릎의 피부가 벗겨져 피가 맺혀 있다. 아,잠시 잊고 있었다. 젊은 여자의 미소는 치명적이란 것을.하지만 너무한다. '오빠'를 '아저씨'로 끌어내리는 데 딱 30초밖에 안 걸린단 말이냐?
Take 1 세부에 한국 '토종 호텔'
상처 입은 가슴을 안고 터벅터벅 호텔로 향한다. 커다란 눈에 까무잡잡한 얼굴의 직원들이 하얀 이빨을 드러내며 활짝 웃는다. "안녕하세요. " 배꼽에 두 손을 모으고 정중히 인사한다. 분명 'Good afternoon'이 아니라 '안녕하세요'다.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스파 세부'가 낯설지 않은 까닭을 그제서야 알 수 있다.
임피리얼 팰리스 세부는 필리핀 세부 막탄섬에 태풍의 눈으로 등장한 한국형 리조트.BXT 코퍼레이션과 대한전선이 공동 투자하고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이 운영 노하우와 브랜드를 제공했다. 8만9000㎡(2만7000평) 규모로 필리핀 최대 리조트로 손꼽힌다. 557개 객실 중 스위트 룸만 372개인 초특급이다.
필리핀 내 리조트로는 처음으로 대형 워터파크도 만들었다. 30~40m 길이의 슬라이드 3개와 유수풀,키즈풀은 아이들이 놀기에 좋아 가족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신혼여행객이 선호하는 풀빌라도 48채 있다. 둘만의 전용풀에 고소한 깨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전용 해변에선 카약이나 바나나보트,제트스키,스쿠버다이빙을 즐길 수 있다. 한국인 직원들이 상주하며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러나 "오빠,짱"을 외치는 예쁜 스태프들은 주의할 것.용기백배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Take 2 스페인이 남긴 흔적
세부는 마닐라 남쪽 약 600㎞,필리핀군도 중앙에 자리잡고 있다. 남북으로 길쭉한 게 오이처럼 생겼다. 제주도의 2.5배 면적에 300만명이 몰려산다. 명실공히 필리핀 제2의 도시다.
시내 한복판에 쇼핑센터와 호텔들이 제법 마천루를 이루고 있다. 거리엔 대중교통 수단인 '지프니' 등이 꼬리를 잇는다. 그래서 매연이 꽤 심각한 편이다. 항공편으로 세부에 도착했다면 그곳이 막탄섬이다. 여행객들은 대부분 세부 본섬이 아니라 두 개의 다리로 연결된 막탄으로 몰려든다. 해안을 따라 고급 리조트가 즐비하기 때문이다.
세부는 1521년 마젤란이 상륙하면서 세계사에 등장했다. 스페인 식민통치 300여년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다. 대표적인 유적은 '마젤란의 십자가'. 세부의 족장과 그의 일족 800여명이 세례를 받은 것을 기념해 마젤란이 직접 세웠다고 한다. 지금은 육각정 안에 보관돼 있다. 내부의 천장 벽화에서 당시의 세례 의식을 볼 수 있다.
세부 주민들이 수호성인으로 받들고 있는 '산토니뇨(어린 예수)' 성상을 모신 성당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783년 세워진 산페드로 요새도 눈길을 끈다.
Take 3 천혜의 자연 '보홀'
우리에게 세부보다 덜 알려졌지만 더 맑은 바다가 보홀에 있다. 유럽인들이 첫손으로 꼽는 휴양지라고 한다. 세부에서 쾌속선으로 2시간 거리에 있다.
선착장에 도착하자 중국인 관광객들이 3대의 버스에서 내린다. 배에 빈 자리가 없다. 맨 뒤쪽 화장실 앞 자리에 쪼그려 앉는다. "중국인 관광객과 겹치면 고생을 각오해야 합니다. " 가이드가 미안한 표정으로 씩 웃는다.
보홀을 가로지르는 '로복강 크루즈'는로아이 대교에서 출발한다. 필리핀 전통 목선 '방카'에 오르자 10여가지 음식이 뷔페식으로 차려져 있다. 시장기를 없애기에 충분하다. 유유히 흐르는 녹색 강을 거슬러 20여분을 가면 원주민 마을이 나온다. 10여명이 관광객을 맞는다. 맨주먹으로 코코넛을 깨고,전통 드럼을 치고,나무에 매달려 묘기를 부리고 팁을 받는다.
어른 주먹만한 원숭이 '타르시어'는 보홀의 상징이다. 유난히 큰 눈 때문에 '안경원숭이'란 별명을 얻었다.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하는 제다이 마스터'요다'와 비슷하게 생겼다. 서식지인 숲이 파괴되면서 멸종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로복강 선착장 부근 사육장에서 볼 수 있다.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는 초콜릿 힐이다. 경주 왕릉처럼 생긴 1000여개의 봉우리가 지평선까지 펼쳐져 있다. 건기(12월~5월)에는 초목이 갈색으로 변한다. 그 모양과 색깔이 '키세스 초콜릿'을 닮았다고 해서 초콜릿 힐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세부=고호진 기자 goh@hankyung.com
여행 Tip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필리핀 세부 직항편을 운항한다. 4시간30분가량 걸린다.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한국이 낮 12시일 때 세부는 오전 11시다. 3주 동안 무비자 입국이 가능하다. 필리핀은 페소화를 사용한다. 페소는 국내에서 바꿀 수 없으므로 미국 달러를 가져간 후 현지에서 재환전한다. 1페소는 약 30원이다. 필리핀은 총기 소지를 허용해서인지 호텔이나 쇼핑센터에 들어갈 때마다 가방 검사를 한다. 임피리얼 팰리스 워터파크 리조트&스파 세부(www.imperialpalace-cebu.com)는 오는 16일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그랜드 오픈 행사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