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국내 디지털카메라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가을은 전통적으로 카메라 시장의 성수기로 알려져 있는 시기로,주요 업체들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신제품을 한꺼번에 쏟아내고 있다. 종류도 보급형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하고,3차원(3D) 촬영이 가능한 제품이나 2개의 액정표시장치(LCD)를 장착한 카메라 등도 나오고 있다.

삼성,카메라 앞 · 뒷면에 LCD 장착

삼성디지털이미징은 올 하반기 전략 제품인 '블루미러'(ST550)와 '블루윙크'(ST1000) 카메라를 지난달 말 내놨다. 회사 관계자는 "사용하기 쉽고,즐거운 데다 블로그 등에 쉽게 올릴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1220만화소 카메라인 블루미러는 혼자서도 자기 모습을 촬영하기 쉽도록 앞면에 1.5인치 LCD를 탑재한 게 특징이다. 뒷면에는 3.5인치 LCD 화면을 붙여 터치스크린 휴대폰을 조작하듯 즐겁게 찍은 사진을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 뒷면 LCD를 손가락으로 누르면 진동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색다르다. 가격은 42만8000원이다.

블루윙크는 언제 어디서든 PC 없이도 사진을 블로그에 올릴 수 있도록 무선 기능을 더한 제품이다. KT 무선 인터넷 서비스인 '네스팟'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촬영한 사진을 무료로 이메일을 통해 보내거나 자신의 블로그에 올릴 수 있다. 블루미러와 마찬가지로 1220만화소 카메라이며,3.5인치 LCD 화면을 뒷면에 장착했다. 가격은 48만8000원.

캐논,빠른 연사 자랑하는 'EOS 7D'

캐논은 이달 초 1800만화소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EOS-7D를 선보였다. 이미지 센서의 사이즈 규격인 APS-C(22.2×14.8㎜ CMOS 센서 장착)를 맞춘 제품으로 초당 8매의 고속 연사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두 개의 영상 처리 엔진을 탑재한 '듀얼 디직4 시스템'을 적용해 피사체가 빠르게 움직이는 스포츠 경기 등을 촬영할 때 뛰어난 성능을 자랑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본체 가격은 220만원대로 중상급 DSLR 카메라지만 보도용 카메라로 주로 쓰이는 캐논 'EOS-1D 마크3'에 못지않은 성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 초점 시스템이 크게 개선돼 빛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게 강점이며 풀HD(초고화질)급 동영상 촬영 기능도 갖췄다.

캐논코리아 관계자는 "빠른 연사가 장점인 7D와 스튜디오 사진 촬영 등에 특화한 5D 마크2 등을 내세워 상급 아마추어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며 "최근 DSLR 카메라 시장이 커지면서 아마추어들의 실력도 높아지고 있어 고속 연사와 고감도,저노이즈 등을 자랑하는 7D를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소니,처리 속도 강화한 DSLR 'α850'

소니코리아가 최근 내놓은 '알파(α) 850'은 캐논의 5D 마크2 등에 대항한 제품이다. 2460만화소 카메라로,35㎜ 풀 프레임 CMOS 센서가 장착돼 있다. 두 개의 처리 엔진을 달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회사 측은 알파 850은 초점을 자동으로 잡아주는 센서를 강화한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19개 지점에 있는 자동 초점 센서로는 움직이는 피사체에도 초점을 정확히 맞출 수 있다. '인텔리전트 프리뷰' 기능을 갖춰 다양한 설정값에 따른 촬영 결과를 일일이 찍어볼 필요 없이 미리 테스트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지난달 31일 시작한 예약 판매(250대 물량)에서 본체 가격 259만원인 이 제품이 이틀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2차 물량은 오는 15일부터 소니 스타일 온라인 사이트나 직영 매장 등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알파 850의 가격이 다른 회사의 동급 제품보다 저렴한 편이라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며 "상급 아마추어 시장 등에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후지필름 · 니콘도 시장 경쟁 가세

후지필름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입체 영상으로 사진을 찍고 인쇄할 수 있는 카메라 '파인픽스 리얼 3D W1'을 최근 공개했다. 이 제품은 3D 이미징 처리 기술인 'RP(real photo) 프로세서 3D'를 적용,두 개의 센서와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합성해 입체감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국내 시장에서는 오는 14일부터 제품을 판매할 예정으로 가격은 70만원대 후반이다.

회사 관계자는 "리얼 3D W1은 후지필름의 3D 기술과 이미지 처리 기술 등이 집약된 제품"이라며 "앞으로 차별화한 3D 기술 등으로 차세대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콘은 상급 아마추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은 D300의 후속 기종인 D300S를 지난달 내놓으며 국내 카메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은 HD(고화질)급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으며 외부 스테레오 마이크를 지원한다. 촬영한 영상의 시작과 끝을 설정할 수 있는 각종 편집 기능도 갖춰 고급 영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니콘은 이 제품과 함께 D40의 후속 모델인 'D3000'도 내놓았다. D3000은 보급형 DSLR 모델로 액정 모니터에 표시되는 설명에 따라 간편하게 조작할 수 있는 가이드 모드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이 카메라 시장 성수기인 가을에 기술력을 상징하는 중고급형 모델들을 많이 내놓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