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의 상승 탄력이 둔화되면서 기간 조정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시장을 이끌던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둔화되면서 삼성전자현대차 같은 주도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오전 10시 55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4.67포인트(0.29%) 내린 1604.23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지난 주말 뉴욕 증시가 고용 감소속도 둔화에 힘입어 상승했다는 소식에 전날보다 9.89포인트(0.61%) 오른 1618.79에 장을 시작했다. 하지만 기관의 팔자가 이어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최근 외국인의 매수 강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는 점이 부담이다. 외국인은 지난주 코스피 시장에서 4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1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하는데 그치고 있다. 특히 최근 외국인은 주도주를 처분하고 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지난 4일간 28만6097주, 현대차를 사흘동안 112만2167주 팔았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직접적으로는 개별 업종의 가격 부담이 외국인의 매매와 핵심주의 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현재 IBES가 추정하는 한국 IT와 경기소비재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8배와 12.7배로, 이는 시장의 PER 11.8배에 비해 각각 17.5%와 8.1% 가량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수준이다.

이 위원은 "지금까지 IT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이익 전망이 개선되고 이는 다시 전체 증시의 상승으로 연결되고 있었는데 핵심업종의 밸류에이션(주가수준) 부담이 이런 구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2분기 실적호전에 대한 주가 반등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3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까지 주가에 반영됐기 때문에 시장은 3분기 실적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당분간 IT와 자동차 등 기존 주도주의 상승탄력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초점]기간조정…외인 매수 둔화 "일시적"
하지만 3분기 실적이 구체화되면서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실적 전망 상향 속도가 둔화되면서 외 국인의 IT 업종 매수세가 위축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후 긍정적인 실적 발표와 전망에 힘입어 외국인의 매수세가 재차 강하게 유입되 는 흐름을 보였다.

박중섭 대신증권 선임연구원도 "최근 코스피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크게 약화되고 있지만 차익실현 욕구 증가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며 "외국인 순매수의 원인으로 판단되는 양호한 경제 상황과 기업실적 모멘텀(계기)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외국인 매도가 수익률 상위 업종 및 종목에 국한되어 있고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음식료, 운수창고, 통신, 유통업종 등에서는 오히려 외국인 보유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박 연구원은 "증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고려할 때 외국인 순매수의 재유입이 가능할 것"이라며 "오는 10일 예정된 금통위와 선물옵션 동시만기가 투자심리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