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사임스 "허미정 스윙, 어니 엘스처럼 부드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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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베터 아카데미' 코치 인터뷰
유럽투어서 뛰다 지도자 길 걸어, 허미정ㆍ김하늘ㆍ안선주 등이 제자
"한국 골프강국 비결은 조기교육"
유럽투어서 뛰다 지도자 길 걸어, 허미정ㆍ김하늘ㆍ안선주 등이 제자
"한국 골프강국 비결은 조기교육"
"서양 선수들은 어릴 때 여러 가지 스포츠를 즐기다가 재능이 있다 싶으면 골프선수로 나섭니다. 그 반면 한국 선수들은 일찍 골프에 뛰어들고 부단히 연습합니다. 헌신적인 부모의 존재도 큰 힘이 돼 세계골프계를 주름잡게 된 것 같습니다. "
천안 우정힐스CC에 있는 '데이비드 레드베터 골프아카데미'(DLGA)의 로빈 사임스 시니어 코치(29 · 아일랜드)는 한국이 골프강국이 된 배경으로 조기 교육과 '올인 문화'를 꼽았다. 그는 허미정 김하늘 임지나 등 코오롱 소속 선수 외에 최혜용 안선주 홍순상 등도 가르친 '젊은 스승'이다. 2000년까지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한 그는 티칭(교육)에 더 흥미를 느껴 '업종'을 바꿨다. 3년간 미PGA 트레이닝코스를 이수한 뒤 아일랜드 · 영국을 거쳐 2006년부터 DLGA에 몸담고 있다.
그의 일과는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 분석 한 뒤 그에 맞게 레슨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매일 선수당 한 시간씩 총 8명을 지도한다. 그는 "재능이 있거나 엿보이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미LPGA투어 한국인 80번째 우승 주인공인 허미정에 대해 긍정적인 성격과 성실함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미정이의 긴 팔과 큰 키는 헤드스피드를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마치 어니 엘스를 보는 것처럼 스윙리듬이 부드럽습니다. 쇼트게임 능력이 크게 향상돼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겁니다. "
후반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하늘에 대해서는 '즐거운 학생'이라고 표현했다. "하늘이는 성공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대회나 연습 때 100% 집중합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자책하지 않는 성격이 보기 좋습니다. 미국무대에서도 통할 겁니다. 다만 자신감을 더 얻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쇼트게임을 전수한 안선주에 대해서는 미LPGA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선수로 평가했다. 최혜용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지만 정확한 샷과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한다고 칭찬했다. 최나연은 첫승 문턱만 넘으면 톱랭커로 성장할 수 있고,임지나는 집중력을 높이면 재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지난 동계훈련 때 함께 한 홍순상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그가 DLGA 코치이다 보니 사람들마다 골프 비법을 묻는다. 대답은 간단했다. "골프실력 향상의 '매직'은 없습니다.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면서 한 단계씩 발전해가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90타 아래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퍼는 전체의 10%도 안 됩니다. 모두 '고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골프게임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합니다. "
그는 아마추어 골퍼의 문제점으로 '조급증'을 꼬집었다. "아마추어들은 스윙을 가다듬기보다는 스코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더 나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골프는 하루아침에 되는 운동이 아닙니다. "
김치찌개 삼겹살 등을 좋아하는 사임스 코치는 부모들의 열성을 한국의 독특한 골프문화로 인정한다. 그는 "한국에 와서 부모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헌신적인 사랑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LPGA투어의 다른 나라 선수들이 한국선수를 이기려면 한국 문화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
천안 우정힐스CC에 있는 '데이비드 레드베터 골프아카데미'(DLGA)의 로빈 사임스 시니어 코치(29 · 아일랜드)는 한국이 골프강국이 된 배경으로 조기 교육과 '올인 문화'를 꼽았다. 그는 허미정 김하늘 임지나 등 코오롱 소속 선수 외에 최혜용 안선주 홍순상 등도 가르친 '젊은 스승'이다. 2000년까지 유러피언투어에서 활약한 그는 티칭(교육)에 더 흥미를 느껴 '업종'을 바꿨다. 3년간 미PGA 트레이닝코스를 이수한 뒤 아일랜드 · 영국을 거쳐 2006년부터 DLGA에 몸담고 있다.
그의 일과는 선수들의 상태를 체크 · 분석 한 뒤 그에 맞게 레슨하는 것으로 짜여졌다. 매일 선수당 한 시간씩 총 8명을 지도한다. 그는 "재능이 있거나 엿보이는 선수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즐겁다"고 말한다.
그는 미LPGA투어 한국인 80번째 우승 주인공인 허미정에 대해 긍정적인 성격과 성실함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미정이의 긴 팔과 큰 키는 헤드스피드를 높이는 데 유리합니다. 마치 어니 엘스를 보는 것처럼 스윙리듬이 부드럽습니다. 쇼트게임 능력이 크게 향상돼 앞으로도 좋은 성적을 낼 겁니다. "
후반기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는 김하늘에 대해서는 '즐거운 학생'이라고 표현했다. "하늘이는 성공에 대한 열정이 강하고 대회나 연습 때 100% 집중합니다. 결과가 좋지 않아도 자책하지 않는 성격이 보기 좋습니다. 미국무대에서도 통할 겁니다. 다만 자신감을 더 얻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
쇼트게임을 전수한 안선주에 대해서는 미LPGA투어에서도 우승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큰 선수로 평가했다. 최혜용은 상대적으로 거리가 짧지만 정확한 샷과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한다고 칭찬했다. 최나연은 첫승 문턱만 넘으면 톱랭커로 성장할 수 있고,임지나는 집중력을 높이면 재능을 발휘할 수 있으며,지난 동계훈련 때 함께 한 홍순상은 한 가지에 집중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분석했다.
그가 DLGA 코치이다 보니 사람들마다 골프 비법을 묻는다. 대답은 간단했다. "골프실력 향상의 '매직'은 없습니다. 시간을 투자하고 노력하면서 한 단계씩 발전해가는 프로세스를 거쳐야 합니다. 90타 아래 스코어를 기록하는 골퍼는 전체의 10%도 안 됩니다. 모두 '고수'가 될 필요는 없습니다. 골프게임을 즐기는 게 더 중요합니다. "
그는 아마추어 골퍼의 문제점으로 '조급증'을 꼬집었다. "아마추어들은 스윙을 가다듬기보다는 스코어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더 나은 플레이어가 되기 위해서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기본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골프는 하루아침에 되는 운동이 아닙니다. "
김치찌개 삼겹살 등을 좋아하는 사임스 코치는 부모들의 열성을 한국의 독특한 골프문화로 인정한다. 그는 "한국에 와서 부모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며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헌신적인 사랑을 해주고 싶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LPGA투어의 다른 나라 선수들이 한국선수를 이기려면 한국 문화의 특수성을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