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제40회 캐나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우승, 1967년 제16회 스페인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래 모두 25차례의 기능올림픽에서 16번째 패권을 차지하는 개가(凱歌)를 올렸다. 대외적으로 한국이 기능강국임을 재차 과시한 것이다. 따지고 보면 제조업을 기반으로 이룩한 오늘의 경제성장은 이들 기능인들의 저력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의 우리 사회가 과연 이에 걸맞게 기능인을 대우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다시금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거둔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내부적으로는 이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첨단 제조기업도 현장의 숙련된 기능인들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상품을 내놓을 수 없다.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서는 연구인력만큼 기능인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기능인을 홀대하는 분위기는 좀체 바뀌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이번 기능올림픽 한국선수단의 기술대표를 맡고 있는 서승직 인하대 교수가 우승 직후 "기능인 우대까지는 필요없고 제대로 대우만 해달라"고 말했겠는가.

생각해 보면 전문계고 졸업자의 70%가 학력차별을 의식해 대학에 진학하고 있고, 전문계고 자체도 기능인 양성이라는 본래 역할보다 진학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모두 이런 잘못된 문화 탓이 크다. 정부가 기능인을 키우는 마이스터고를 도입했지만 이들을 대우하는 여건이 근본적으로 달라지지 않는 한 이 역시 단순한 대학입학 수단으로 전락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때마침 노동부가 기능장려법을 숙련기술장려법으로 고치고, 숙련도에 따라 더 많은 임금을 받을 수 있는 '숙련급' 도입을 장려하는 내용을 담은 법률개정안을 곧 입법예고하겠다고 밝혔다. 기능인 범위도 생산직과 서비스업 등 모든 기술계 근로자로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국가기술자격제도도 이에 맞게 보완하겠다고 한다. 진작 했어야 할 일이다. 이번 기회에 기능인을 대우하는 문화가 확실히 정착되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저마다 대학에 진학해 청년 실업자는 넘쳐나는 반면 정작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능인은 부족한 잘못된 노동구조도 바꿀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