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주들이 7일 무더기로 신고가를 기록하며 동반 강세 행진을 펼쳤다. 계열사별 호재도 있지만 그룹 전반의 재무구조와 실적이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LG화학은 이날 1만6000원(8.42%) 급등한 20만6000원으로 장을 마쳐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크레디트스위스 도이치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로 매수 주문이 몰렸다. 이날 가격 상승은 2차전지 수혜 기대감에다 최근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중국발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급상승 중이란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합성수지(ABS)와 합성고무 원료로 사용되는 부타디엔 가격은 지난 2일 기준으로 t당 1760달러를 기록해 6월 초(660달러)에 비해 166% 뛰어오른 상태다. 이에 따라 LG화학의 주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연말까지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영국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합성고무 및 ABS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면서 부타디엔 공급이 달리는 상황이어서 부타디엔을 생산하거나 이와 관련된 제품을 제조하는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LG이노텍도 4.92% 급등해 작년 7월 상장후 처음으로 16만원대에 올라섰다. 이 회사 주가는 9월 들어 5거래일 만에 32% 수직 상승했다. 특수관계인 지분 매각이 지난달 말로 마무리되면서 물량 부담이 없어진 데다 LG마이크론과의 합병 이후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 밖에 LG생활건강은 장중 23만5000원을 찍고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LG그룹 IT 계열의 맏형인 LG전자도 1.06% 상승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소 불안했던 LG 계열사들의 재무구조와 실적이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업종 내 2위권인 계열사들의 경우 개인들이 추격 매수 대상으로 선호하는 경우가 많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