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보고서 "기후변화, 경제 구조 개편 초래할 것"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금융.경제 위기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활동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규제와 감시가 필요하며, 투기자본 수익률을 낮추고 무역 불균형을 방지할 수 있도록 국제 통화 및 금융 체계를 개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CTAD는 8일 `세계적 위기 대응'과 `기후변화 완화 및 개발'이란 부제가 붙은 `무역개발보고서(TDR) 2009'를 통해 실질 환율의 안정화를 강조한 혁신적인 금융시장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위기는 순수 금융활동이 실질 생산활동을 압도한 결과라는 것이 연구결과"라며 "자유 금융시장에 대한 맹목적인 신뢰가 과도한 탈규제를 초래했고, 그 결과 사설업자들이 극단적인 부채차입(레버리지)에 개입해 국가 또는 국제 금융시스템을 쑥대밭으로 만들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금융 흐름의 장애를 제거하고 자유롭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 지난 30년 동안 정통 경제학과 국제금융기구들의 신조였지만, 지금은 이런 전통적인 지혜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회에 아무 이익이 안 되는 금융수단들을 뿌리 뽑고 미래에 유사한 금융위기를 방지하려면 금융시장 활동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규제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수파차이 파닛차팍 UNCTAD 사무총장은 서문에서 "미국 내 금융산업이 GDP(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3년 5%에서 2007년 8%로 증가했고, 같은 시기 전체 법인 수익은 7.5%에서 40%로 상승했다"며 "느린 속도로 성장하는 경제체제 안에서 두자릿수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는 산업이 있다면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환율제도와 관련, UNCTAD 보고서는 "한 나라가 완전 변동환율제 또는 엄격한 고정환율제로써 외부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관리된 변동환율제 채택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다자간 합의된 원칙과 규칙에 기초한 새로운 통화 시스템이 글로벌화된 경제속에서 거시경제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필요하다"며 "실질 환율을 지속가능한 수준으로 안정시키는 것이 투기자본의 흐름을 약화시키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또 지구적 관심사인 기후변화를 완화시키는 것이 경제개발과 상충되지 않으며 오히려 엄청난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는 구조적 변화의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기회로부터 이익을 얻으려는 개발도상국 등의 경우 꼭 필요한 구조적 변화를 시장의 힘에만 맡겨서는 안된다"며 "`녹색기술'과 `환경상품' 등 급성장하는 시장에 발 맞추려면 선도적으로 대처하는 산업정책들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보고서는 경제위기로 인해 세계경제가 2차 대전 이후 처음으로 경제규모 위축을 경험하고 있으며, 개발도상국이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015년까지 빈곤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유엔새천년개발목표(UNMDG)는 사실상 달성이 어렵게 됐다.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mangel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