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학원가와 사무실이 들어선 평촌 먹거리촌의 특성상 10대와 30~40대를 겨냥한 업종이 유력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양혜숙 한국여성창업대학원장은 "원재료가 매출의 40%를 넘지 않도록 하고 불황인 점을 고려했을 때 북어구이,동태찜처럼 원재료값 등락이 심하지 않으면서 저렴한 메뉴를 운영하는 것이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현장 컨설팅에선 커피전문점,분식집,어린이집,숙박업 등 다양한 업종에 대한 상담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학생과 직장인을 타깃으로 창업을 준비하거나 가게를 운영 중인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찾아왔다.
몇 해 전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했다는 김모씨는 "컴퓨터 유통사업을 시작했으나 재미를 보지 못해 학원생들을 상대로 유기농 간식 전문점을 고려하고 있다"며 조언을 구했다. 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유기농 식품이 중 · 고생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한다"며 "매장을 낼 때는 권리금과 보조금이 전체 예산의 50%를 넘어선 안 된다"고 충고했다.
신촌동에서 26.4㎡(8평) 규모의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남모씨(50 · 여)는 월 매출 약 600만원에 순수익이 100여만원밖에 되지 않아 고민 중이다. 최성웅 호원대 식품외식조리학부 교수는 "아침을 거르는 직장인들을 겨냥해 오전 7시께 영업을 시작해 샌드위치,와플,수프 등 다양한 메뉴를 갖추는 것이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업종 전환에 대한 문의도 많았다. 윤모씨는 "빌딩 지하 1층에서 라면,김밥 등 분식과 커피 등 음료수를 판매하고 있으나 같은 건물 1층에 편의점이 입점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장을 옮겨 추어탕 가게를 인수할 생각"이라며 타당성을 의뢰했다. 이에 대해 정극재 이지플랜컨설팅 소장은 "추어탕은 점심식사를 위한 업종이라 지금 상권과 맞지 않는다"며 "주 종목인 김밥이나 라면 등은 브런치용으로 운영하되 저녁과 야간에도 손님을 끌 수 있도록 주 메뉴를 삼겹살 등 회식용 메뉴로 바꾸라"고 충고했다.
◆…구로동 구로시장에서 생닭과 치킨을 판매하는 진모씨(34 · 여)는 남편과 함께 상담소를 찾았다. 생닭과 치킨의 판매수익 비율은 6 대 4 정도.매장 규모가 26.4㎡(8평)라 업종 전환이 쉽지 않고 전통시장에 위치해 야외 테이블을 마련하기도 어렵다며 대응책을 구했다. 최재봉 연합창업컨설팅 소장은 "우선 생닭 판매보다 마진이 높은 치킨 판매 비율을 늘려야 한다"면서 "어린이용 칠리소스,술안주용 소스 등 자체 소스를 개발해 맛을 차별화하고 고정 손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스를 만드는 법도 알려달라"는 진씨의 부탁에 대해 최 소장은 중소기업청에서 메뉴 개발을 도와주는 자영업 컨설팅 프로그램을 이용하라고 소개해줬다.
◆…자금 관련 문의도 끊이지 않았다. 친구의 창고에서 10여년간 생활용품 도매업을 해온 한모씨(55 · 남)는 창고를 임차해 사업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고 지난 6월 사업자 등록까지 마쳤다. 외상 거래가 많은 도매업의 특성상 여유자금이 많지 않아 상담소를 찾았다. 박난주 안양신용보증재단 과장은 '소상공인 창업교육제도'와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제도'를 제안했다. 박 과장은 "창업한 후 6개월이 안 된 사업자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12시간 이상 교육을 받고 추천서를 받으면 경기도 신용보증재단에서 보증서를 마련해준다"며 "이 보증서로 농협에서 최대 2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소외 자영업자 특례보증제도를 이용하면 최대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