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에도 좀체 호전되지 않던 고용 시장에 희망의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영국 인도 호주 등은 인플레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출구전략 준비에 돌입했다.

더 타임스는 9일 시장조사기관 마킷이코노믹스를 인용,지난달 영국의 신규 취업자 수가 17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보도했다. 올 2분기 실업자 수는 243만5000명으로 14년래 최대치로 치솟았고 실업률은 7.8%에 육박했지만 신규 일자리 및 임금 감소세가 완화되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취업컨설팅업체 맨파워가 미국을 제외한 세계 34개국의 고용주 7만8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20개국에서 4분기 고용사정이 전 분기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고용사정이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 국가는 15개국에 그쳤다. 특히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스웨덴 등 유럽 주요국들에서 고용 시장이 크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 지역에선 인도 브라질이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에서도 자동차업종부터 채용 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생산현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사원을 다시 채용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다음 달 중 계약직 현장근로자 800명을 뽑기로 했다. 도요타가 비정규직이더라도 직원을 채용하는 건 1년4개월 만이다. 히노자동차도 국내 3개 공장에서 900명을 계약직으로 채용할 계획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국내 공장 2곳에서 일할 비정규직 사원을 약 650명 채용하기로 했다. 경제위기 이후 큰 타격을 입은 일본 자동차업계는 지난 6개월간 비정규직 사원을 중심으로 총 3만명을 감원했다.

한편 조심스럽게 출구전략을 준비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앨리스테어 달링 영국 재무장관은 이날 "경제위기가 끝난 뒤 막대한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지출을 억제하는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슬라보미르 스크르지페크 폴란드중앙은행 총재가 "이제 경기부양으로 인한 재정적자를 고민해야 한다"며 정부에 출구전략 마련을 촉구했다. 인도와 호주도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