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에 힘입어 글로벌 헤지펀드들이 되살아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는 데다 신규자금 유입도 급증세로 돌아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지펀드리서치(HFR) 조사 자료를 인용,지난 8월 헤지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개선돼 평균 수익률이 연율 기준으로 14.1%에 달했다고 9일 보도했다.

WSJ는 이 같은 성적은 닷컴 붐을 타고 31.3%에 달했던 1999년 이후 가장 좋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헤지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20%로 최악의 한 해를 보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레카헤지가 전세계 2000여개 헤지펀드의 수익률을 반영해 산출하는 유레카헤지지수도 지난 8월엔 전월 대비 1.1% 뛰며 6개월 연속 상승을 보였다. 올해 누적 증가율은 연율 기준 13.1%에 달한다. 유레카헤지는 대부분의 펀드가 이머징마켓에서의 주식 차익거래와 국채 매입으로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 주가 하락을 예상해 '공매도'(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나중에 되사들여 갚는 매매기법) 전략을 택하는 바람에 부진한 펀드들이 상당수 있었다.

수익률이 개선되면서 헤지펀드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 순유입액은 45억달러로 전달(21억달러)의 두 배가 넘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총 1520억달러가 유출됐었다.

현재 전세계 헤지펀드가 운용하는 자산총액은 1조4000억달러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최고치(1조9000억달러)보다 27%가량 줄어든 것이다. 올 들어 새로 설립된 헤지펀드는 300개이며 사라진 펀드는 400개였다.

빈센트 들루아르 트림탭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 투자를 불안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아직까지는 자금 유입이 불안정하다"며 "올해 말 이후 자금 유입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토 마사하루 다이와증권 선임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들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회복되면서 엄청난 이득을 올렸다"면서 "수익성은 헤지펀드마다 투자전략이 달라 제각각이지만 대체적으로 증시 흐름과 같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