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내 사랑 내 곁에'의 숨은 히로인 하지원, 손가인, 임성민 등 여배우들의 빛나는 연기투혼이 화제다.

여주인공 하지원은 장례지도사라는 이색직업을 가진 ‘지수’로 분해, 7년간 길러온 긴 머리카락도 자르고, 남자들에게도 쉽지 않다는 염습(시신을 깨끗하게 씻기고 수의를 입히는 일)과 입관절차를 몸소 배우고 연습하는 열의를 보였다.

장례지도사는 흔히 알고 있는 ‘염습사’와 달리 장례절차나 방법에 대한 상담부터 시작해 염습과 입관절차를 주관하고, 빈소 차림과 조문객 접대 등 장례의 전 과정을 총괄하는 전문직업. 예부터 염과 입관은 남성들의 몫으로 여겨진 터라 여성 장례지도사를 다룬 최초의 영화인 만큼 사명감을 느낀 하지원은 촬영 전 밤을 새가며 공부하고 연습했다는 후문이다.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 배우로 신고식을 치른 손가인(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은 배역을 위해 아이돌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몸무게를 8kg나 늘이고 노메이크업으로 출연하는 등 신인으로선 보기 드문 용기 있는 도전으로 시선을 끈다.

그녀가 맡은 역은 촉망 받던 피겨선수였으나 훈련 중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진희’. 어린 나이에 하루 아침에 장애인이 된 현실을 견디기도 힘든데, 자신보다 더 우는 엄마와 자신을 동정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괴로워 삐뚤어진 언행을 일삼는 캐릭터다.

극중 ‘진희’의 안하무인 행동을 꾸짖는 ‘종우’역의 김명민과 티격태격 연기대결도 펼친다고. 노메이크업으로 환자복을 입은 채 휠체어에 앉아 있는 스틸 사진만 보면 브라운 아이드 걸즈의 멤버로 무대에서 선보이고 있는 가인의 섹시한 모습은 흔적조차 없어 그의 연기자로서의 행보에도 기대감을 갖게 한다.

또한 뇌수술을 받은 혼수상태 환자 ‘춘자’ 역으로 출연한 배우 임성민은 최근 '마이 시스터즈 키퍼'에서 배역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세계적인 스타 ‘카메론 디아즈’처럼, 삭발 연기를 불사했다.

여배우로선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삭발’을 오직 극의 리얼리티를 위해 망설임 없이 선택한 그의 연기열정에 제작진 모두 감동받았다는 후문이다.

'내 사랑 내 곁에'는 의식과 감각은 그대로인 채 온몸의 근육이 점점 마비되어가는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 루게릭병’과 눈물겨운 사투를 벌이는 ‘종우’(김명민)와 그의 곁을 지키는 ‘지수’(하지원),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환자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24일 개봉예정이다.

뉴스팀 김명신 기자 s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