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년퇴직한 나모씨는 퇴직금 일부를 인덱스펀드에 투자해 상당한 수익을 거뒀다. 나씨는 펀드를 환매한 자금에 여윳돈을 조금 보태 상가 한 채를 구입키로 했다. 그러자 아내가 상가를 부부 공동명의로 취득하자고 했다. 부동산 세제에 관한 지식이 별로 없던 나씨는 영문을 알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세무사의 설명을 듣고 아내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부동산을 부부 공동명의로 취득하면 어떤 이점이 있는 것일까.

우선 부동산을 팔 때 양도소득세를 줄일 수 있다. 양도소득세는 누진세율이 적용돼 양도차익이 커질수록 높은 세율이 적용된다. 따라서 한 사람의 명의로 하지 않고 부부 공동 명의로 하면 1인당 양도차익이 줄어들어 낮은 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양도차익이 2억원일 때 1인 명의로 돼 있다면 약 5500만원의 세금을 내야 하지만 부부 공동명의일 경우에는 1인당 약 2000만원씩 4000만원이 부과돼 세금을 1500만원 줄일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줄일 수 있는 건 양도세만이 아니다. 상가를 보유하고 있는 기간에 얻는 월세 등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세금이 부과되는데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으면 이 역시 귀속자별로 소득이 나눠지기 때문에 낮은 세율이 적용된다.

부동산이 부부 공동명의로 돼 있으면 배우자나 자녀가 내야 하는 상속세도 줄어든다. 상속세 부과 대상이 되는 피상속인의 재산이 1인 명의일 때보다 작기 때문이다.

배우자가 다른 소득이 없는 전업 주부일 경우에는 배우자의 자금 출처를 미리 만들어 주는 효과도 있다. 전업주부가 부동산을 취득하면 취득자금은 배우자로부터 증여받은 것으로 추정돼 증여세를 내야 한다. 따라서 한번 부부 공동명의로 부동산을 취득해 수익을 내고 나면 배우자도 소득을 갖고 있는 것으로 간주돼 그 다음부터는 부동산을 구입할 때 세금과 관련된 제약이 전보다 줄어든다.

단,취득하는 부동산 가격이 12억원 이하라면 공동명의로 취득할 때 증여세 걱정은 안 해도 된다. 배우자에게 부동산 가격의 절반인 6억원을 증여하는 것인데 배우자 간 증여는 10년 내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면제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