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의 절반을 배당하겠습니다. 잉여금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데 적극 활용할 예정입니다"

이영진 진로 부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장 이후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 힘쓰겠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진로는 2003년 4월 상장 폐지된 이후 6년만에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오는 14~15일 수요 예측을 거쳐, 21~22일 이틀간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회사측이 희망하고 있는 공모가는 주당 5만4000~6만원이다. 공모 예정 주식은 2005년 하이트가 진로를 인수할 당시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던 교직원공제회의 보유주식 791만3508주와 군인공제회의 565만2504주, 최대주주인 하이트홀딩스의 83만3988주 등 총 1440만주이다. 이는 전체 주식수의 33.5%에 해당한다.

특히 이들 두 곳의 공제회 지분은 하이트측이 약 6만원에 다시 사줄 의무가 있는 풋백옵션이 붙어있다. 따라서 공모가가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인 6만원으로 정해질 경우, 하이트측은 손도 대지 않고 이 풋백옵션 부담을 털어 낼 수 있다.

만약 공모가 하단인 5만4000원으로 결정되면 하이트홀딩스는 이들에게 대략 800억원 가량을 보상해 주어야 한다. 진로가 공모가를 높게 받기 위해 신경을 쓰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모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이날 진로측이 제시한 카드는 '이익의 50%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이다.

이 부사장은 "올해 연간 순이익 예상액은 1600억원으로 추산한다"면서 "이 가운데 절반인 800억원을 배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자본금이 2150억원으로 주류 업체 중에선 상당히 많은 편인데 앞으로 이익잉여금이 생기면 자사주를 매입해 이를 소각, 자본금을 줄이겠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서울 서초동 소재 사옥을 조만간 매각할 예정"이라며 "이 사옥의 장부가는 72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예상 매각가는 1100억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1000억원 이상의 차익이 기대된다는 얘기다.

그는 "여기에 이월결손금 효과로 앞으로 5년간 2000억원 내외의 재원을 확보하게 된다"며 "연간 400억원의 현금창출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 명령으로 하이트와 당장 영업조직을 통합하지는 못하나, 2011년부터는 이게 가능해지기 때문에 두 회사간 시너지효과가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진로의 점유율이 낮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에서 하이트의 유통망을 활용하면 큰 폭의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조직 통합 작업이 완료되면 추가 투자 없이도 연매출 1조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2015년까지 매출 1조원과 시장점유율 60%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공격적 마케팅을 하고 있는 롯데주류에 대해서는 "롯데가 유통망을 활용해 (진로를) 위협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 주류업은 면허 제한 때문에 주류 도매상이 빙과나 제과는 취급하지도 못한다"면서 "롯데의 유통지배력이 소주시장에까지 발휘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 진출 성공을 기반으로 2007년에는 중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며 "미국, 유럽 등에도 조만간 진출해 해외시장에서도 한국의 술을 알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