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종 바른사회시민회의 공동대표

행정기능 분산에 따른 비효율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세종시 문제는 여야 문제도,지방 문제도 아니다. 이건 국가 전체의 틀과 관련된 문제다. 이제 모든 걸 공론화해서 논의할 시점이 됐다. 물론 아직 확고한 대안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단 행정기능 분산이 옳은 일인지를 따져보자는 것이고,이미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세종시를 어떻게 건설할 것인가를 모두 함께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성명서에는 "대통령이 결정하기 어려우면 국민투표에 부치자"고 했지만 사실 국민투표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금 분위기에선 국민투표를 하더라도 국론 분열을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가능하면 국민투표를 하지 않고도 충청권 민심과 야권을 설득할 수 있다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 시간이 없다. 하루 빨리 결정해야 한다.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장

수도 이전은 대한민국을 망하게 하는 일이다. 수도의 수(首)는 한자로 머리를 뜻한다. 국가의 컨트롤 타워라는 얘기다. 머리를 둘로 쪼개 놓으면 어떻게 되겠는가. 정신분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이 '미친다'는 의미다. 정부부처가 이전한다고 충청도민에게 득 될 것은 없다. 차라리 교육 과학도시로 만드는 게 경제적 혜택이 훨씬 크다. 지금 분위기를 보면 그냥 모든 것이 휩쓸려가는 것 같다. 이대로 가다간 정부부처가 세종시로 옮겨가게 될 것이고,정말 국가가 망하는 사태가 올 수도 있다.

◆이상훈 전 국방부 장관

내 고향은 충북 청원군 강대면으로 세종시 부지에 포함되는 곳이다. 하지만 행정부처 이전에는 반대한다. 지각 있는 충청도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같이 행정부 이전은 안된다고 말한다. 세종시로 정부부처가 옮겨가면 행정 비효율이 생기는 건 보나마나다. 계룡대에 있는 육 · 해 · 공 참모총장들이 서울에 있는 국방부 장관이나 합참 의장을 만나기 위해 얼마나 많이 들락날락하는지 아는가. 세종시도 똑같은 모양새가 될 것이다.

세종시는 노무현 대통령이 대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만들기로 한 것이다. 그걸 왜 이명박 정부가 그냥 두고보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언행을 보면 기대에 너무 어긋난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장 재직 시절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수도 이전을 막겠다'고 말한 것을 잊었단 말인가. 한마디로 좌파 눈치를 너무 본다. 두 번 대통령 할 것도 아니지 않는가. 나라를 위해 목숨도 바치겠다는 애국심으로 세종시 문제를 처리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