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자동차와 도요타 다임러 등 7대 글로벌 자동차회사들이 10일 각국 정부를 향해 수소연료전지차 기반시설 구축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7대 업체들은 이날 한국 미국 일본 등 각국 정부와 정유업계 등을 대상으로 "배기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 미래형 친환경차인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의 중요성에 공감하며,이를 위해선 충분한 인프라가 사전에 확보돼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 발표에는 현대 · 기아차와 도요타 외에 GM · 오펠,포드,르노 · 닛산,다임러그룹,혼다 등 글로벌 선두기업이 모두 참여했다.

이들은 오는 2015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수만대 규모의 연료전지차를 보급하고 이후 연간 수십만대 규모로 상용화하기에 앞서 각국 정부 차원에서 충전소 등 보급 확대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했다. 또 수소 충전소를 일반 휘발유 및 경유 주유소와 같은 곳에 설치,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한편 수소연료를 적정 가격에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 · 기아차 관계자는 "역사상 가장 환경친화적인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기반시설이 없어 판매조차 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기 위해 경쟁관계에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뜻을 모았다"며 "다만 어떤 기업이 주도했는지 등 추진 배경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현대 · 기아차는 2007년 세계 친환경차 경연대회인 '미쉐린 비벤덤'에서 투싼 연료전지차로 친환경평가 만점을 받는 등 수소연료전지차 부문에선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미 국내에선 정부 및 각 지방자치단체 지원 아래 총 10곳의 수소 충전소를 구축했다.

또 지식경제부와 공동으로 서울과 여수 울산 제주 등에서 승용차 30대,버스 4대 규모의 연료전지차 모니터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미국 연방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연료전지차 시범운행 및 수소충전소 인프라 구축사업' 시행사로 선정돼 미국 주요 도시에서 연료전지차를 시범 운행하고 있다.

현대 · 기아차는 이 같은 기술력을 토대로 수소연료전지차 시범 차량을 내년까지 200대 규모로 확대하고 2012년부터 연간 1000대씩 생산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2013년까지 친환경차 개발에 총 2조2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

◆수소연료전지차=수소를 연소 과정 없이 전기로 직접 바꿔주는 에너지 변환장치를 이용해 동력을 얻는 차량.물 이외에 배출물이 전혀 없어 '궁극의 친환경차'로 꼽히지만,대당 가격이 수억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싸다. 모하비 연료전지차의 경우 1회 충전으로 750㎞까지 주행할 수 있으며,최고 속도는 시속 160㎞다. 전기차와 달리 충전시간이 5분 내외로 짧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