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애자‥티격태격 엄마와 딸…어느새 눈물이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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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 사이에는 애증의 강이 흐른다. 서로를 향한 믿음이 배반당하는 순간,'악'소리가 나도록 상대의 생채기를 후벼 판다. 그들은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안다. 딸은 엄마를 통해 미래를 내다보고,엄마는 딸에게서 과거를 비춰본다.
정기훈 감독의 영화 '애자' 속 모녀 관계는 이렇다. 모녀는 티격태격 싸우다가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야 진심을 드러낸다. 각자에게 우주란 사실을.엄마의 병환을 계기로 관계의 반전을 맞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영화가 큰 울림을 낳는 이유는 엄마와 딸 역의 김영애와 최강희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은 딸과 엄마의 존재를 이해하고 희생하는 인물들이 아니다. 딸은 담배를 피우고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 비만 오면 수업도 빼먹는 불량소녀다.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는 이런 딸을 막말과 주먹으로 패기 일쑤다. 엄마의 병구완도 처음에는 딸에게 가족의 의무일 뿐이다. 그러나 엄마의 부재가 점차 기정사실화되면서 아픔이 서서히 뼛속으로 파고든다. 다 자란 딸이라도 엄마에게는 영원한 아가란 사실을 보여준다.
모녀 관계에 대한 이 같은 사실적인 묘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엄마와 가족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도록 이끈다. 두 모녀의 감정선을 예민하게 포착한 감독의 연출력은 일품이다. 덕분에 이야기가 신파로 흐르지 않았다. 여기서 남자들은 하나같이 겉도는 허수아비들로 묘사된다. 애자의 남자친구는 바람둥이고,아빠는 일찌감치 돌아가셨다. 오빠는 엄마의 재산을 말아먹고,급기야 엄마의 수술비조차 가져가려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정기훈 감독의 영화 '애자' 속 모녀 관계는 이렇다. 모녀는 티격태격 싸우다가 마지막 이별의 순간에야 진심을 드러낸다. 각자에게 우주란 사실을.엄마의 병환을 계기로 관계의 반전을 맞는 이야기는 어찌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영화가 큰 울림을 낳는 이유는 엄마와 딸 역의 김영애와 최강희가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은 딸과 엄마의 존재를 이해하고 희생하는 인물들이 아니다. 딸은 담배를 피우고 욕설을 입에 달고 산다. 비만 오면 수업도 빼먹는 불량소녀다.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엄마는 이런 딸을 막말과 주먹으로 패기 일쑤다. 엄마의 병구완도 처음에는 딸에게 가족의 의무일 뿐이다. 그러나 엄마의 부재가 점차 기정사실화되면서 아픔이 서서히 뼛속으로 파고든다. 다 자란 딸이라도 엄마에게는 영원한 아가란 사실을 보여준다.
모녀 관계에 대한 이 같은 사실적인 묘사는 관객들로 하여금 자신의 엄마와 가족을 자연스럽게 떠올리며 눈물을 흘리도록 이끈다. 두 모녀의 감정선을 예민하게 포착한 감독의 연출력은 일품이다. 덕분에 이야기가 신파로 흐르지 않았다. 여기서 남자들은 하나같이 겉도는 허수아비들로 묘사된다. 애자의 남자친구는 바람둥이고,아빠는 일찌감치 돌아가셨다. 오빠는 엄마의 재산을 말아먹고,급기야 엄마의 수술비조차 가져가려 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