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득자들이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소득의 절반 가까이를 신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국세청이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에게 제출한 '고소득 자영업자 소득 탈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자를 기준으로 할 때 이들의 소득 탈루율이 44.6%에 달했다.

국세청은 지난해 소득 탈루 혐의가 있는 고소득자 482명에 대해 세무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이들이 실제 벌어들인 소득(1조3637억원)의 44.6%인 6079억원의 소득을 숨긴 사실을 적발했다. 1인당 12억6000만원의 소득을 신고하지 않은 셈이다.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자의 소득 탈루율은 2006년 49.7%,2007년 47.0%,2008년 44.6% 등으로 낮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최근 3년간 이들의 총 소득 탈루액(3조813억원)은 3조가 넘는다.

하지만 국세청이 관리하고 있는 고소득 자영업자는 계속 감소해 2006년 4만1325명,2007년 2만5578명,2008년 2만2944명으로 줄었다. 올해는 2만8189명으로 지난해보다 5000명가량 증가했다.

소득 탈루 문제로 집중 관리되는 고소득자는 주로 성형외과 안과 피부과 등 의사를 비롯해 한의사,변호사,입시학원,유흥업소 등이다. 국세청은 지난 5월 고액 수강료를 현금으로 받아 세금을 탈루한 혐의가 있는 입시학원,임플란트 등 비보험 진료비에 대해 현금 결제를 유도한 치과 등을 대상으로 기획세무조사에 착수,조사가 진행 중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