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출산장려운동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은 높이 평가받을 일이다. 이 회사는 보건복지가족부가 벌이고 있는 '아이 낳기 좋은 세상 만들기'운동에 동참해 5개사업을 공동으로 펼치기로 하고 향후 3년간 150억원을 투입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민간기업이 출산장려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사업내용도 알차게 구성돼 실질적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둘째 아이를 낳으면 100만원, 셋째 아이를 낳으면 300만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하고 출산휴가도 현재의 90일에서 내년엔 100일, 2011년엔 120일로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가족수당 지원범위 확대, 임산부를 위한 출퇴근 시간 조정, 재택근무제, 어린이집 설치 등의 방안도 함께 도입키로 했다고 한다.

롯데백화점의 결정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출산장려 운동에 나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출산으로 인해 일손이 줄어들면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 많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음은 당연한 이치다. 여직원들이 결혼과 함께 조기 퇴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도 임산부에 대한 차별을 철폐하는 차원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지원까지 제공하기로 한 것은 사명감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임이 분명하다.

사실 우리나라의 출산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다.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1.19명에 그쳐 세계최저수준을 면치 못하는 등 새로 태어나는 신생아의 울음소리조차 듣기 힘들어진 게 우리가 처해 있는 솔직한 현실이다. 미국(2.1명)은 물론 프랑스(2명) 일본(1.37명) 등 경제수준이 앞서 있는 대부분 선진국들의 경우도 우리보다는 상황이 낫다고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머지않아 지구상에서 한국인이 자취를 감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따라서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라면 국가적 역량(力量)을 모아 가능한 모든 일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차원에서 이 운동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주체는 바로 기업이다. 아이를 낳고 돌보는 일과 회사 업무를 병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 점이 가임 여성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최대 이유가 되고 있는 까닭이다. 이들이 마음놓고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직장과 업무에 대한 부담,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선 직장내 보육시설 설치, 충분한 출산휴가, 출퇴근시간 조정, 인사 및 업무 측면에서의 배려 등 다양한 지원방안이 반드시 필요하다. 롯데백화점 같은 사례가 경제계 전반으로 널리 확산돼야 하는 이유다. 출산율 제고야말로 무엇보다 시급한 국가적 과제라는 사실을 한시도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