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로 접어들면서 독감백신 품귀 사태를 빚고 있다. 13일 질병관리본부 및 지역 보건소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종플루 확산을 우려,독감이라도 예방하자는 백신접종 수요가 지난해 9월 초보다 50~100%가량 늘어났다. 하지만 대다수는 백신이 없어 되돌아가고 있는 형편이다.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에 사는 주부 김정숙씨(40)는 최근 자녀에게 독감백신을 접종해주기 위해 동네 병원 2곳과 보건소를 들렀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독감백신이 부족한 것은 수입업체 대다수가 본격적인 접종 시기를 10월로 예상하고 9월분을 소량만 들여왔기 때문이다. 정부 검정(안전성 테스트)을 통과해 시중에 풀린 수입 백신 물량은 약 150만 도즈. 올해 총 예상 접종물량(1200만도즈)의 10% 남짓 되는 물량이다. 국산 독감백신도 아직 시중에서 구할 수 없다. 녹십자 관계자는 "14일부터 280만도즈를 제약회사를 통해 공급키로 했다"며 "시중에는 9월 말이나 10월 초께 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신종플루가 대확산 될 경우 독감백신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GSK 등 전 세계 독감백신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생산업체들이 신종플루 백신 생산에 치중하느라 독감백신 생산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