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신문과 중소기업청이 공동 주최하는 '창업 · 자영업 로드쇼'의 한경자영업종합지원단(단장 최재희)이 11일 경남 진해시 중앙시장을 찾았다. 주말임에도 총 300여건의 현장 및 점포 방문 컨설팅이 성황리에 이뤄졌다. 난생 처음 컨설팅을 받아본 상인들은 한결같이 "고맙다,언제 또 오느냐"고 입을 모았다.

◆…해외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창업자,젊은 나이에 창업한 점주 등 도전정신을 가진 자영업자들이 먼저 지원단을 찾아와 눈길을 끌었다. 부산에서 온 오모씨는 "인도 유학을 한 아들과 인도에서 치킨집을 열고 싶다"며 상담을 의뢰했다. 김홍필 연합외식컨설팅 소장은 "간장소스를 베이스로 파 또는 마늘향을 살린 치킨으로 한국의 맛을 살리면서 커리 등을 이용해 현지화된 메뉴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최근 남성복 매장을 연 26세 박모 사장은 "2주마다 서울 동대문에서 직접 물건을 사오기 때문에 품질과 디자인에는 자신있지만 디스플레이가 취약하다"며 방문 컨설팅을 요청했다. 점포를 찾아간 안민선 FDD컴퍼니 실장은 "디스플레이는 밝은 옷 위주로,바지는 입고 벗기 편하도록 피팅룸 가까이 두고 블로그 마케팅을 하라"고 조언했다. 안 실장은 "날씨나 오전 · 오후에 따라 마네킹 옷을 하루에 최소 2번은 갈아입혀 신상품이 많다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알리라"며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좋은 솜씨를 갖고도 경영이 미숙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었다. 중앙시장에서 제사음식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단골이 많고 대기업 행사에도 음식을 납품할 정도로 맛을 인정받았지만 프랜차이즈 업체의 브랜드만 무료로 빌려쓰면서 가격을 임의로 책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해결책을 문의해 왔다. 윤부기 핸드플러스컨설팅 대표는 음식과 원재료를 살펴본 뒤 "개인 브랜드를 만들어 대로변에는 상담소를,부지가 저렴한 곳에 작업장을 따로 운영하고 온라인몰을 열어 '명품 제사음식'을 컨셉트로 내세우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중앙시장은 다양한 아이디어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다른 전통시장들과 마찬가지로 고전하고 있다. 하영욱 상가번영회장은 "전국 최초로 전통시장 상품권을 발행할 정도로 혁신에 앞장섰지만 상권이 무너지고 인구가 줄어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하 회장은 "먹을거리 상품이 다양하지 않아 정기적으로 먹을거리 축제를 열고 있고,공산품을 주로 판매하는 중소형마트를 시장 입구에 유치해 유입 인구를 늘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앙시장은 상인들이 공동으로 사용할 저온창고를 만드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윤태용 F&B창업경영연구소장은 공동물류센터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고,최재희 한국창업컨설팅그룹 대표는 "업종에 맞는 유니폼을 제작해 통일성을 갖추거나 통합 쇼핑백 등을 제공해 마케팅에 힘쓰라"고 권했다.

진해=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