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DMZ)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생태계의 보고다. 이곳은 아프리카 정글이나 남미의 습지같이 인간이 생존하기 어려운 기후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 정치군사적 이유로 형성된 생태지역이다. 반세기 넘게 사람의 발길이 없었던 이 지역에 도대체 어떤 동물이 살고,무슨 식물이 자라는지 여부는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곳에서 유명한 과학자들,식물학자들이 멀리서나마 사진을 찍고 가는 일이 점점 많아진다고 한다.

DMZ는 한반도의 허리를 서해안에서 동해안까지 잘라 놓은 형태로 길이는 248㎞,폭은 약 4㎞며,2㎞는 북쪽에,2㎞는 남쪽에 속한다. 총 넓이는 1528 ㎢다. 반세기 넘게 사람들의 접근이 전적으로 금지돼 왔으니 생태계의 보고가 된 것이다. 관광 측면에서 볼 때 이런 곳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뉴욕의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파리의 에펠탑 등 인간 문명의 상징들에 싫증이 난 관광객들은 최근 들어 자연의 신비를 찾기 시작했다. 인도네시아의 코모도섬처럼 별 것 아니었던 무인도가 주요 관광지로 탈바꿈하는 것이 바로 이런 추세 때문이다. 미국의 옐로스톤 공원은 지난해에만 인근 호텔과 식당 등의 직간접 수입을 합쳐 무려 15억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렸는데,관련 경비는 겨우 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결국 4000%의 순이익을 낸 셈이다. 그러니 자연관광은 가장 수익률이 높은 국가사업이다. 각국 정부가 자연관광 유치에 적극 나서는 이유다. 그러니 DMZ를 하루빨리 생태 관광지로 개발해야 한다. 그럴 경우 관광 수입은 자동차 100만대를 수출하는 것보다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DMZ 생태관광의 또 하나의 장점은 북한을 끌어들일 필요가 없는 점이다. DMZ 바로 남쪽에 민간통제구역이 있고 그 폭은 약 15㎞로 DMZ보다 4배나 더 크다. 이 지역은 100% 대한민국 영토로 현재 국방부가 관할한다. 이 안에 들어가 극히 제한된 농사라도 지으려면 국방부의 특별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들었다. 아마도 남북관계가 더 좋아지면 이 지역이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지역의 땅값이 오르기 시작하고 강원도 철원시에는 민간통제구역과 DMZ 땅을 사고파는 전문 부동산 중개업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는 땅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서둘러 민간통제구역 안의 일부를 매입해 관광용 모노레일을 건설해야 한다.

세계 여행연합회의 보고에 의하면 생태관광은 연 성장률이 25%에 달한다. 걸어다니거나 자전거를 타는 관광은 보안관계로 반드시 피해야 하며,디즈니랜드에 있는 elevated monorail이 안성맞춤일 것이다.

관광 공사를 기다리는 동안 당장 돈을 버는 방법도 있다. 민간통제구역을 더 줄이거나 없애지 말고 이 지역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여야 한다. 유네스코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자연보호지역을 등록시켜 주는 일이다. 등록 신청은 동북아 생물권 보호지역 회의를 통해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정치적 이유를 들어 바로 유네스코의 보호지역으로 등록되도록 신청할 수 있다. 현재로는 DMZ와 인접한 민간통제구역이 유네스코의 등록 보존지역으로 신청되면 통과될 것이 거의 확실해 보인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산물은 'Made in Korea'란 표시와 함께 유네스코의 등록 보존지역 생산품임을 보증하는 표기가 새겨진다. 이로써 이 농작물은 유네스코가 보장하는 제품으로 전 세계에 비싼 가격으로 수출할 수 있고,유기농 농작물을 선호하는 현대인들에게 불티나게 팔릴 것이다.

한국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서둘러 민간통제구역에 관광시설을 설치하고 나머지 땅은 유네스코 농산지로 개발해야 한다.

전 연방하원의원 · 워싱턴 포럼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