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중국 알리바바그룹이 지난 10일로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계열사인 알리바바닷컴은 최근 1년간 4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하는 등 세계 최대 기업간 전자상거래(B2B)업체로 성장했다. 타오바오닷컴은 올 상반기 거래액이 이베이는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누르고 중국 최대 소비자간 전자상거래(C2C)업체로 부상했다.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 회장(45)을 항저우 본사에서 만났다.

▼고성장 비결은.

"2007년 11월 홍콩 증시에서 기업공개(IPO)를 해 17억달러를 조달했다. 이 자금을 쓸까 고민하던 중 경제위기가 닥쳤다. 기업들의 비용절감이 절실해지면서 전자상거래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시회 박람회 등 전통적인 마케팅이 위축될 것으로 보고 3000만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마케팅을 실시했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

▼10년 만에 어떻게 세계 최대 B2B업체를 만들었나.

"창업 때만 해도 알리바바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1만t급 유조선을 히말라야산으로 끌고 가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운이 좋았다. 전 세계 바이어들이 찾는 공장이 몰려 있는 중국에서 시작했고,인터넷이 급팽창하는 시기라는 타이밍도 적절했다. 창업 때부터 3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이 되도록 하겠다는 생각으로 경영을 했다. 창업 2년째 제너럴일렉트릭(GE) 임원 출신을 영입해 인사시스템을 구축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였다. "

▼경영원칙이 있다면.

"'WWW'라는 '트리플 윈'을 얘기해왔다. 첫째는 고객,둘째는 직원,그리고 셋째는 파트너와 투자자들이 윈윈해야 한다. 특히 투자자들에게는 큰 수익을 돌려줄 뿐 아니라 사회에 커다란 역할을 하는 기업에,고용을 돕고 꿈을 이루는 회사에 투자하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 알리바바는 과거 10년 동안 그랬듯이 앞으로도 전자상거래와 중소기업에만 집중할 것이다. "

▼앞으로 10년 어떤 회사를 지향하는가.

"창업 사무실로 쓴 아파트에서 50만위안 자본금의 회사를 10년 뒤 50억달러의 가치가 있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알리바바닷컴은 이미 시가총액이 100억달러를 넘어섰다. 과거 10년처럼 중소기업의 생존을 돕는 일을 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1000만개 중소기업이 알리바바에서 비즈니스를 하며,이를 통해 1억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10억명이 소비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만들겠다. 10년 전처럼 미친 생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그런 비판에 익숙하다. "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철학은.

"회사는 일하기 위해서만 오는 게 아니라 꿈을 위해서 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회사가 직원들을 돌보는 게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를 돌보는 것이다. 오늘 잔혹하면 내일은 더 잔혹할 것이지만,내일모레 아름다운 태양이 비추는 날이 올 것이라며 그 태양을 보기 위해 견뎌내자고 얘기해왔다. 나는 직원들이 물질적인 부뿐 아니라 정신적인 부도 얻기를 바라고 있다. 내년엔 직원들의 행복지수도 만들 생각이다. "

▼네티즌들에게 들려줄 말이 있다면.

"넷프러너(netpreneur · 인터넷과 기업인의 합성어로 인터넷 사업가의 뜻)가 전 세계 최대 상방(商幇 · 상인집단)이 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1980년대와 90년대 후반 출생한 이들은 개방 나눔 책임 글로벌화를 숭상한다. 내년엔 인터넷에서 지켜야 할 규율을 내놓을 생각이다. "

▼글로벌 전략은.

"중국 일본 인도 미국의 4개 핵심 시장 외에 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터키 브라질 등 6개 지역을 추가해 향후 2년간 10대 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략은 현지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다. 일본과는 합작사를 세웠고,인도는 연내에 합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한국 시장 진출은.

"지난해 9월 한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지 1년 만에 한국 회원들이 69% 증가해 9만개를 웃돌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를 파트너로 결정했으며 15일 3300만개 중국 기업을 회원사로 둔 중문판 알리바바닷컴에 외국 국가로는 처음으로 한국제품 코너를 개설한다. 11월에는 월마트 P&G 등 알리바바에 등록한 빅 바이어 초청행사를 해외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어 한국 기업의 수출에 도움을 줄 계획이다. "

항저우=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