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코리아의 사내 카페에 들어서면 '야후! 건담'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웅장한 건담 모형이 방문객을 반긴다. 우리 '알프동' 회원들이 함께 만든 동호회 마스코트다. 방문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아예 야후!코리아의 상징물이 됐다.

'알프동'의 '알프'를 외계인 '알프(ALF)'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으나,실은 RC카(Radio-Controlled Car)와 프라모델(플라스틱 모델의 준말)의 앞 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즉 '알시카와 프라모델 조립을 즐기는 동호회'란 뜻이다.

야후!코리아와 오버추어코리아의 연합 동호회인 '알프동'의 가장 큰 행사는 분기에 한 번씩 함께 밤을 새우며 프라모델을 조립하는 '프라모델 나이트'.바쁜 업무 중에 취미 활동으로 밤을 지샌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님에도 빠짐없이 참석할 정도로 회원들의 참여가 적극적이다. 가끔은 프라모델 중에서 가장 만들기 어려운 PG 등급 제품을 하루 만에 완성하는 기염을 토해내기도 한다. 각자 맡은 파트를 조립하다 보면 친구들과 한집에 모여 장난감을 조립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새록새록 살아나 마음은 어느새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동심의 세계를 공유하다 보니 회원들 간에 죽마고우와도 같은 애틋한 우정이 형성되고,이런 유대감은 긴밀한 업무 협조로 이어진다.

그렇다고 회원들 모두가 어린 시절 장난감 조립을 즐긴 경험이 있는 건 아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할 취미생활을 익힐 목적으로 가입한 아빠,태교 목적으로 가입한 예비 엄마,얼떨결에 동료 손에 이끌려 가입해 지금은 회장까지 맡고 있는 필자처럼 '알프동'에서 프라모델을 거의 처음 접한 사람들도 꽤 많다. 하지만 목적과 계기야 어찌됐든 간에 일단 인연을 맺은 후에는 누구도 쉽게 프라모델의 매력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필자의 경우 회원들과 함께 처음 프라모델 작품을 완성했을 때의 감격이 아직도 생생하다. 플라스틱 부품들이 마법처럼 착착 달라붙으며 어느덧 로봇으로 완성되는 과정은 업무에 찌든 내게 '전율' 그 자체였다. 이후 프라모델 조립에 푹 빠져 주말이면 오래 전 발매된 레어 키트(희귀 모델)를 발굴(?)하기 위해 초등학교 앞 문방구들을 전전하는 습관까지 생겼다. 먼지 쌓인 선반 안쪽에서 '프라인'이라면 눈물을 흘리며 기뻐할만한 고전 프라를 단돈 1000원에 샀을 때의 그 기쁨이란….취미생활로 즐기는 조립이지만 회원들의 실력은 수준급이다. 지난 6월에는 프라모델러들 사이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프라왕대회에 2명이 참가해 모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알프동' 활동이 조립에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열심히 만든 RC카를 가지고 회사 건물 옥상에서 RC카대회를 열기도 한다. 대회를 통해 새로 나온 모델을 평가하고,서로가 만든 작품을 비교하면서 새로운 조립 방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법을 터득하면 회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쁨의 탄성을 내지른다. '알프동'의 이름으로 모이면 직급과 나이를 떠나 모두가 꿈 많던 어린 시절로 돌아갈 뿐이다.

'알프동'에서 유년 시절의 활력을 충전한 우리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고 활기찬 일상을 보낸다. 우리의 분신과도 같은 작품들과 우리의 모습은 '알프동' 블로그(http://kr.blog.yahoo.com/wdragon37/)에서 만날 수 있다.

/이용 '알프동'회장(야후!코리아 커스텀솔루션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