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승장에서 대표적으로 소외돼 있던 통신주들이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그간의 설움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주말 0.58% 오른 17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3일 연속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KT 역시 외국계 창구로 매수세가 대거 유입된 가운데 연이틀 오름세를 보였고 LG데이콤LG파워콤도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통신업종지수의 최근 사흘간 상승률은 3.4%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1.9%)을 크게 웃돌았다.

마케팅 경쟁 완화로 3분기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외국인이 저가 매력을 갖춘 내수주를 중심으로 매수세를 확대한 덕분에 통신주들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동통신업계의 마케팅 경쟁이 지난 7월 이후 빠른 속도로 완화되고 있어 주요 업체들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텔레콤은 전 분기 대비 15% 이상 증가한 638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LG텔레콤의 경우 영업이익이 1148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이란 설명이다.

황성진 푸르덴셜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가 약세의 원인이 된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동통신 요금 인하 정책은 강제적 권한을 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현실화되더라도 그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 실적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요금 인하 시 단기적으로 가입자당 이용요금(ARPU)이 낮아질 수 있지만 통화량이나 무선데이터의 이용량 증가 등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결국 요금 인하 이슈는 심리적인 요인에 불과하다"면서 "마케팅 경쟁 억제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과 낮은 밸류에이션(주가 수준) 등을 감안할 때 통신주들이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외국인은 이달 들어 KT를 1181억원이나 순매수해 삼성엔지니어링(1251억원) 신한지주(1222억원)와 함께 주요 매수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SK텔레콤과 LG텔레콤도 각각 127억원과 99억원어치 사들였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