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백순 신한은행장은 13일 일본 현지법인인 SBJ(Shinhan Bank Japan)은행이 유치한 엔화예금을 신흥국 시장에서 운용해 국내의 외화유동성 개선에 일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이날 인천시 무의도 호룡곡산 산행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외화예금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예대율 기준을 적용하면 외화 대출을 하기 어렵다"며 "일본 장기예금을 끌어모으면 외화유동성 문제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일본에서 외국계 은행 중 두 번째로 현지법인을 설립했으며 14일 영업을 개시한다.

이 행장은 "예금금리가 연 0.15% 수준인 일본 시장에서 1%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면 일본 현지인 고객이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SBJ은행의 예금은 연내 700억엔이 목표이지만 1000억엔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장기 엔화예금을 미 달러화 등으로 바꿔 동남아시아나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에서 대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경영방향에 대해 이 행장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연체관리와 수신기반 확대를 통한 예대율 개선,저마진 대출의 점진적 축소를 통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은행을 더 키우는 것은 덩치를 위한 덩치 키우기밖에 안된다"며 "2m 정도의 키면 농구선수로 충분한 키이며 2m30㎝라고 해서 더 잘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미국 교포은행 인수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조사를 해야 하며 섣불리 살 시점은 아니다"라고 말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