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던 코스피 지수가 14일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49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1.92포인트(0.72%) 내린 1639.78을 기록하고 있다.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장초반 1653.59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단기급등에 대한 부담에 1640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

IT, 자동차 대신 금융주를 포함한 내수주들이 강세를 보이며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는 등 시장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한주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가 3%대 상승률을 나타내며 선방했지만 LG전자가 9%, LG디스플레이가 7%, 현대차가 4%, 기아차가 3% 하락하는 등 다른 주도주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이같은 주도주들의 약세는 달러 약세에 따른 원화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감과 겹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도 삼성전자, LG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닉스 등이 2~3% 가량 하락하고 있다.

반면 금융주는 최근 외국인의 사자에 급등세를 나타내며 새로운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한주 동안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 하나 금융지주 등이 3~7%대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도 KB금융,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과 삼성카드, 삼성화재 등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당분간 외국인들의 은행주에 대한 매수세를 이어갈 것이라며 두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초점]내수株, "IT·차 다음은 내 차례"
우선 경기회복의 관점에서 은행주에 베팅하고 있다는 점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은행업종의 평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경기회복 국면에서 평균적으로 1.5배 까지 오르는 경향이 강했다"며 "경기선행지수 전년대비 증가율 수준이 올해 연 말까지 두 자리수 이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거에도 이런 수준에서는 PBR 1.5배까지는 평가를 해줬다"고 전했다.

두번째는 글로벌 금융업계의 지각변동이다. 조 팀장은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미국 금융주의 위 상은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며 "글로벌 펀드자금에서 일정부분은 금융섹터로 채워야 한다고 본다면 그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미국 금융주의 추락은 여타 국가의 금융주 비중 확대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마켓사이즈를 감안할 때 중국의 은행주가 논리적 으로 더 합리적인 대안일 것이지만 한국 역시 이러한 스토리로 보면 외국인들이 외면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금융주 외에도 다른 내수주들도 강세를 나타나고 있다. 이날 신세계, 롯데쇼핑 등 대형 유통주와 제일기획, 부산가스 등도 52주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다.

[초점]내수株, "IT·차 다음은 내 차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금융, 유통 등 내수주들로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은 9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2297억원 순매수했다. 이 가운데 금융 2253억원, 증권 943억원, 유통 746억원, 음식료 640억원 등을 주로 사들였다.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 326억원 순매수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융(377억원), 은행(116억원), 유통(46억원) 등을 많이 매수하고 있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내수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는 △상반기 수출 회복이 하반기 내수 진작으로 연결될 가능성 이 있고 △원·달러 환율 안정이 내수기업들의 원가부담을 경감시켜줄 수 있으며 △올해 주가 상승폭이 IT와 자동차에 비해 낮고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황 위원은 "3~5월 코스피 지수가 1300에서 1500까지 오를 때에는 낙폭과대주가 무더기로 반등했고 7~8월 코스피 지수가 1400에서 1600까지 오를 때에는 IT, 자동차 등 수출주 중심의 2분기 실적 호전주가 선별적으로 상승했다"며 "앞으로 지수가 1700선을 돌파하는 추가 상승의 그림을 그린다면 국내외 경기회복이 뚜렷해지면서 수출주의 주도력이 살아있는 가운데 내수주의 상승대열 합류가 전제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