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재테크 전략] 예금은 고금리 특판 '노크'…대출은 고정금리도 '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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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1년만기 금리 年 4% 중반까지 올라…CD연동ㆍ회전식 예금 눈여겨 볼만
대출, 고정ㆍ변동 금리 차이가 1.5%P 이내면 고정금리 유리
주식, 시장 불안하면 ELD가 대안…지수 상승률 따라 수익 높아져
"기준금리가 일부 인상되더라도 여전히 금융완화 상태(금리가 낮고 돈이 많이 풀린 상황)라고 볼 수 있다. "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0일 금융통화위원회 금리결정회의 직후 앞으로의 통화정책과 관련,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는 연 2.0%로 동결했지만 금리 인상 시기가 임박했음을 암시한 발언이었다.
시장금리는 경기 회복과 이에 따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해 이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은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시작된 '초저금리 시대'가 어느덧 마무리돼 가고 있는 것이다.
금리가 상승한다는 것은 예금 및 대출 전략도 바뀌어야 함을 뜻한다. 공성율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금리는 자산의 증식 정도를 판단할 수 있는 척도라는 점에서 모든 재테크의 근본"이라며 "얼마를 소비하고 얼마를 저축할 것인지와 어떤 금융상품을 선택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금리"라고 말했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가장 먼저 눈여겨봐야 할 것은 은행의 고금리 특판예금이다. 은행들은 이미 한 달여 전부터 예금 금리를 인상하면서 고객 잡기에 나섰다. 금리 상승 조짐이 보이면서 은행 예금의 만기가 짧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자 이를 장기로 붙들어 두기 위해 금리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고금리로 유치했던 예금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대규모 예금 이탈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도 있다.
최근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으로 연 4% 중반까지 올랐다. 아직 고금리라고 할 수는 없는 수준이지만 3~4개월 전만 해도 연 3%대 초반에 머물렀던 것에 비하면 큰 폭으로 오른 것이다. 2년 또는 3년 만기 상품 중에서는 연 5%대 금리의 정기예금도 종종 볼 수 있다. 상호저축은행 중에서는 1년짜리 정기예금에도 연 5%대의 금리를 주는 곳도 많다.
아직 정기예금 금리가 성에 차지 않는다면 양도성예금증서(CD)연동 예금이나 회전식 예금에 가입해 볼 만하다. CD 연동 예금은 가입 시점의 3개월 만기 CD 금리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덧붙인 수준에서 금리가 정해지고 이후 3개월마다 CD 금리 상승에 따라 금리가 바뀌는 상품이다. 앞으로 CD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자율이 점차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회전식 정기예금은 1개월,3개월,6개월 등 고객이 지정한 주기에 따라 금리가 바뀌어 적용되고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회전기간 동안의 약정이율은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장점이다.
예를 들어 1년 만기 회전예금을 3개월 회전식으로 가입했다가 4개월째에 해지한다면 3개월까지는 초기의 약정이율대로 이자가 지급되고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만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된다.
대출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은 어려움이 커졌다. 금리가 0.1%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금리 상승기에는 변동금리보다 고정금리를 택하는 것이 안전하다.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을 경우 앞으로 시중금리 상승분이 고스란히 대출 금리에 반영돼 이자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출 시점에서는 고정금리 대출이 변동금리 대출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차이가 1.5%포인트 이내라면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유리하고 차이가 이보다 크다면 변동금리가 낫다고 조언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던 사람들에게는 최근의 규제 강화도 큰 변수로 떠올랐다. 정부가 부동산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를 수도권 전역으로 확대하면서 주택 실수요자들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커졌다. 당초 계획했던 만큼의 은행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배우자의 소득은 반드시 함께 제출하고 대출 만기를 길게 하는 등 대출한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펀드에서 환매한 돈을 다시 주식시장에 집어넣기가 불안하다면 주가지수연동예금(ELD)이 대안이 될 수 있다. ELD는 원금은 보장되면서도 주가지수 상승률에 따라 정기예금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다.
은행들은 주식 및 펀드 투자에 여전히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보고 ELD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ELD는 코스피200지수에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게 일반적이지만 최근 일부 은행에서는 국제 유가에 연동된 ELD도 선보이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