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카페] 한화ㆍ예보, 대한생명 개명놓고 '실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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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생명 최대 주주인 한화그룹과 2대 주주 예금보험공사가 대한생명의 '개명(改名)'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한화그룹은 최근 예보 측에 외부기관의 컨설팅 결과 등을 제시하며 대한생명을 '한화생명'으로 바꾸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거부당했다. 기업이미지(CI) 통합을 계기로 분위기를 바꾸고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한화 측은 예상치 못한 복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보는 사명을 바꿀 경우 63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대한생명 인지도가 하락할 수도 있다며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자산운용과 상품개발 노하우에 달려 있다"며 "간판을 바꾼다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의 요구에 동의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대한생명 최대 주주(67%)다. 하지만 대한생명 인수 당시 약정에 따라 사명 변경과 같은 이사회 특별결의 사항에 대해서는 지분 33%를 갖고 있는 예보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최대 주주임에도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
대한생명 경영을 둘러싼 한화와 예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컨소시엄(한화그룹 · 맥쿼리생명 · 오릭스)이 예보로부터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한 것은 2002년 12월.이후 대한생명 경영이 정상화되자 예보는 2006년 뒤늦게 컨소시엄 구성 자격 등을 문제 삼아 계약무효 소송과 국제중재신청을 잇따라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한화 관계자는 "결국 최대 주주의 경영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지분을 넘긴 뒤에도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화그룹은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6개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일 브랜드 활용을 통한 CI 통합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기업 인수 · 합병(M&A) 시장에 뛰어들 '실탄'과 신성장 사업의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한화로선 기업 가치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명 변경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자본시장 통합으로 은행과 보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브랜드와 CI 통합을 통해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일선 설계사들도 과거 부실기업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한화생명이라는 이름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한화그룹은 최근 예보 측에 외부기관의 컨설팅 결과 등을 제시하며 대한생명을 '한화생명'으로 바꾸는 방안을 타진했으나 거부당했다. 기업이미지(CI) 통합을 계기로 분위기를 바꾸고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려는 한화 측은 예상치 못한 복병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예보는 사명을 바꿀 경우 63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대한생명 인지도가 하락할 수도 있다며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공적자금 회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 우려해서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회사의 경쟁력은 자산운용과 상품개발 노하우에 달려 있다"며 "간판을 바꾼다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한화의 요구에 동의하기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대한생명 최대 주주(67%)다. 하지만 대한생명 인수 당시 약정에 따라 사명 변경과 같은 이사회 특별결의 사항에 대해서는 지분 33%를 갖고 있는 예보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최대 주주임에도 경영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때문.
대한생명 경영을 둘러싼 한화와 예보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화컨소시엄(한화그룹 · 맥쿼리생명 · 오릭스)이 예보로부터 대한생명 지분 51%를 인수한 것은 2002년 12월.이후 대한생명 경영이 정상화되자 예보는 2006년 뒤늦게 컨소시엄 구성 자격 등을 문제 삼아 계약무효 소송과 국제중재신청을 잇따라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한화 관계자는 "결국 최대 주주의 경영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지분을 넘긴 뒤에도 사사건건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한화그룹은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6개 금융 계열사의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단일 브랜드 활용을 통한 CI 통합이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대한생명 상장을 통해 기업 인수 · 합병(M&A) 시장에 뛰어들 '실탄'과 신성장 사업의 투자금을 확보하려는 한화로선 기업 가치를 효과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사명 변경을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화 관계자는 "자본시장 통합으로 은행과 보험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금융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브랜드와 CI 통합을 통해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일선 설계사들도 과거 부실기업 이미지를 떨치기 위해 한화생명이라는 이름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