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EO(최고경영자)들에겐 '잭 웰치 콤플렉스'란 게 있었다. 직원 수준이나 자산 규모 같은 회사 사정은 전혀 비교할 바 못되는 데도 주위에서 잭 웰치 전 GE 회장 같은 성과를 내어달라고 기대하니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시대가 바뀌었다고 별로 달라지지도 않았다. 요즘은 '스티브 잡스 콤플렉스''카를로스 곤 콤플렉스' 등으로 오히려 진화했다. 특히 경영진으로 막 입성한 신임 임원들은 오그라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희망의 메시지가 여기 있다. 경영 천재란 원래 없다! 당신도 노력하면 소위 천재로 불리는 사람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필자의 말이 아니다. 말콤 글래드웰이 최근 펴낸 '아웃라이어'를 보라.그는 진정한 고수가 되기 위해서는 1만시간의 땀 흘리는 훈련기간이 필요하다는 '1만시간의 법칙'을 소개하며,우리가 천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두 끈질긴 노력파였음을 강조하고 있다.

빌 게이츠가 단번에 성공한 것 같지만 사실은 7년 동안 쉼없이 프로그래밍을 한 결과였다. 엊그제 미 LPGA에서 역전 우승한 '천재 골퍼' 신지애도 가만 보면 어릴 때부터 '10년 공부'를 한 것 아닌가.

비틀스가 무명 시절 독일 함부르크의 3류 클럽에서 수년간 활동한 사실을 아시는지. 급료도 제대로 주지 않고 음향시설도 엉터리였으며 관객들이 귀도 기울여주지 않았다는데 그들은 왜 거기에 갔을까. 바로 자신들이 원하는 만큼 마음대로 연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서 1만시간 이상의 연주를 하며 충분히 훈련했기 때문에 '천재 밴드'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1만시간이면 하루 3시간,1주일에 20시간을 훈련하면 딱 10년 걸린다. 이제 임원이 됐다면 매일 10시간씩 일할 때 3년이면 경영고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 남들의 기대는 잊고 스스로 물어라.나는 1만시간을 투자할 각오가 돼있는가.

한경아카데미 원장 yskwon@hankyung.com